정철길 부회장, 글로벌 파트너링·M&A 주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K의 화학사업은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승부를 냅시다"
SK이노베이션이 '차이나 인사이더' 가속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과의 사업 협력은 물론,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차별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4일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실질적 본사가 있는 상하이에서 새해 첫 전략회의를 열고 "'중한석화'와 같은 성공 모델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SK그룹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대표적인 성과모델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중국의 경기불황과 성장저하에 대해 우려가 높은 혼돈의 시기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석유화학 시장으로, 기회가 더 크다"며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과 파트너링을 성사시켜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성장전략을 가속화하자"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새해부터 중국에 전진 배치된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을 비롯해 중국 사업·경영전략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고부가 제품 중심의 M&A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범용 화학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화학제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해당 분야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강소기업에 대한 M&A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정 부회장은 새해 첫 글로벌 현장 방문지로 중국을 택해, 지난 3일부터 상하이 등을 방문하고 있다. 5일에는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중한석화를 방문해 사업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중국 기업들과 합작해 가동 중인 상해 용제 조인트벤처(JV) 공장 등을 방문했다.
2014년 1월 상업 가동에 들어간 중한석화는 NCC(나프타분해설비)를 통해 연간 250만톤 규모의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이 통상 상업생산 3~4년차에 수익을 내는 것과 달리 이곳은 생산 첫 해인 2014년 14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의 3배를 웃도는 46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중한석화가 SK그룹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중한석화는 2006년 최태원 회장이 제안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최대 결실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자"며 직접 사업에 뛰어들어 7년 간 중국 정부, 시노펙 관계자들을 설득한 끝에 2013년 중한석화 합작을 성사시켰다.
이항수 SK이노베이션 홍보실 전무는 "정철길 부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연초 조직개편 등을 통해 제시한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성장 화두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지난해 수익구조 혁신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성장 등에 초점을 맞춘 사업구조 혁신에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