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버티컬 마켓(Vertical Market)'이라고 부른다. 버티컬이라는 말 그대로 '수직 시장'을 뜻한다.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특정 산업과 기업을 그룹화하는 데서 비롯된 용어다. 보험, 부동산, 금융, 제조업, 소매, 유통, 병원, 정부 등으로 그룹을 나눠 그에 최적화된 B2B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다는 의미다. 버티컬 마켓은 또한 틈새 시장이라는 뜻도 있다. 이때는 특정분야, 특정 활동범위를 나타낸다. 예컨대 호텔과 은행에 공급하는 TV는 얼핏 같아 보이지만 호텔에는 프론트와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은행에는 주식 시세를 볼 수 있는 화면을 탑재하는 등 업종별 차별화에 주력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B2B 사업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하는 것은 B2B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기 때문이다.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B2B 시장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속내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마케팅실(GMO) 소속의 B2B 전략기획 인력 40~50명을 최근 각 사업부로 전진 배치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B2B 사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글로벌B2B센터를 만들면서 집결시켰던 인력들이다. 이후 B2B센터가 둘로 나뉘면서 영업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전략기획 기능은 글로벌마케팅실 소속으로 이관됐고 최근 글로벌마케팅실이 다시 글로벌마케팅센터(GMC)로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글로벌마케팅실 인력들을 사업부로 배치한 것은 B2B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데다 기획 단계부터 사업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B2B 사업 기획과 개발 등이 따로 진행됐지만 이제는 기획과 개발을 사업부에서 맡아 처리한다"며 "주요 업무가 한 부서에서 진행되므로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 업무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업부가 직접 해외 법인과 소통하면 된다.
한편 B2B 전략기획 인력들이 빠지면서 글로벌마케팅실은 센터로 조직이 단순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센터조직은 사업부 지원에 무게를 두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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