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21.4% 오르고 사과·배는 13% 하락
농수축산물 구매시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최대 27% 저렴
백화점과 전통시장 가격차 15만원
올 차례상에도 수입산 상에 오를 듯…호주산 소고기·러시아산 명태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올해 설 차례상 소요비용은 4인 기준 평균 23만3987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3.0% 인상된 것으로, 각 가정마다 7000원가량의 부담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통시장이 17만원대에 상을 차릴 수 있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설을 맞아 서울 시내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의 설 제수용품 24개 품목에 대해 특별 물가조사를 실시하고, 설 차례상 소요비용 등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 설 차례상을 가장 저렴하게 차릴 수 있는 곳은 전통시장이었다.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 24개 품목을 구입할 경우 평균 17만9094원이 들었다. 일반 슈퍼마켓은 19만8578원, 대형마트 21만7931원, 기업형슈퍼마켓(SSM) 22만2922원, 백화점 32만7734원 순이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참조기와 밤을 제외한 축산물, 수산물, 채소 및 임산물의 모든 품목이 전통시장에서 평균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쇠고기(탕국용,600g)는 대형마트보다 평균 1만3487원(34.1%) 저렴하고, 쇠고기(산적용,600g)는 6577원(20.7%), 돼지고기(다짐육,600g)는 1190원(21.7%), 도라지(400g) 4741원(41.1%), 고사리(400g)는 4129원(37.1%) 저렴했다.
지난해 설 물가와 비교하면 각 가정의 제수용품 구매비용은 지난해 평균 21만7374원에서 3.0% 인상돼 각 가계에서는 7000원의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 보면 쇠고기(산적용) 21.4%, 쇠고기(탕국용) 18.1%, 밤 13.8%, 시금치 13.6%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사과와 배는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13% 정도 하락했다.
구매 시기별로도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설이 가까워질수록 가격은 올라갔다.
현재 제수용품 구입 가격은 2주 전보다 평균 1.5% 증가했다.
축산물 5개 품목의 가격은 전부 오른 반면 가공식품 4개 품목은 가격이 모두 인하된 것으로 드러났다. 축산물뿐만 아니라 다수 품목에서 설 연휴가 가까워짐에 따라 가격 오름세가 있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이에 대해 "설 대목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매출상승을 노리고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되며 가공식품은 제조사의 판매촉진 전략으로 오히려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 설 차례상에도 수입산이 오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제수용품의 유통실태 및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쇠고기는 호주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국산보다 37.0%(산적용)∼45.5%(탕국용)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사리·도라지·숙주는 대부분 중국산이었다. 가격은 국산에 비해 각각 72.1%, 68.5%, 59.3% 저렴했다.
명태살과 황태포의 경우 주로 러시아산이 유통되고 있고 조기는 국산 참조기와 중국산 부세조기가 비슷한 비율로 판매되고 있었다.
전통시장에서는 조기·고사리·도라지의 판매가 국산보다 수입산이 더 많았으며, 숙주의 경우 조사대상 전통시장 모두 수입산(중국)을 판매하고 있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유통업계는 설 명절을 앞두고 매출 증대를 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정부는 서민들의 부담완화 및 물가안정을 위해 수급안정 및 시장감시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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