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두고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EU와 영국은 지난주부터 계속된 양측 지도자 간 협의를 통해 핵심 사안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EU 집행위원회가 영국 측의 핵심 요구 사항인 이주민 복지 제한에 대해 진전된 안을 내놓았다. EU 집행위는 영국 측에 '긴급 복지 중단'을 허용해 영국 정부에 이주민 복지 혜택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EU 제정 법률 거부권'에 대해서도 합의에 도달했다. EU 회원국 55% 이상의 의회가 EU 제정 법률을 전면 거부하거나 개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2일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를 토대로 EU 회원국에 대해 브렉시트 저지 합의안을 제의했다.
이 제안은 긴급한 상황에서 EU 이주민에 대해 4년간 복지 혜택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EU 법률안 거부 요건을 완화한 내용을 담았다. 또한 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EU 규정의 선택적 적용 권한도 확대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의 개혁 초안에 대해 "EU의 제안은 실질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세부 사항에서 더 조율해야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요구는 EU 내 영국의 자율권 확대로 요약된다. 영국은 ▲이주민 복지혜택 제한 ▲EU 제정 법률 거부권 ▲법무·내무 관련 사안 '옵트 아웃(opt-out·선택적 적용)' 존중 ▲비 유로존 국가의 유로존 시장 접근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EU와 영국 간 합의는 EU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저지에 합의를 본다고 해도 영국 국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이 EU에 잔류하는 데 찬성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슐츠 의장은 2일 독일 언론 회견에서 "협상은 타결될 수 있지만 이것이 영국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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