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 진출 20년을 넘어 또 다른 성공의 발판을 만들겠다" (김효준 BWM코리아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배 이상 늘린 5만대를 팔겠다"(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
올해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놓고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가 전면전을 선포했다. BMW가 지난해까지 7년째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벤츠가 격차를 좁히며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두 회사 한국법인장들의 각오는 다부지다. BWM는 수성을, 벤츠는 탈환을 각각 목표로 총력전에 돌입했다. 도전자인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해 한국시장의 적응을 마치고 올해부터 자신의 경영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17년째 BMW코리아를 진두지휘해 온 김효준 대표는 백전노장답게 후발주자들의 거센 공세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김효준 대표는 지난 2000년 취임 이후 17년간 BMW코리아를 이끌면서 국내 시장에서 BMW의 눈부신 성공을 일궈냈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최초로 연간 4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켰다. 실라키스 대표는 한국에 오기 전 메르세데스-벤츠 브라질 대표를 맡아 브라질 내 판매 실적을 두 배로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브라질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을 강화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이뤘다.
1등과 2등의 경쟁은 수입차시장의 성장촉진제가 되고 있다. BMW와 벤츠의 올해 판매량은 두 곳 합쳐 1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는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제시했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올해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8.5%로 예상되는 국내 수입차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올해 판매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BMW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목표로 해 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을 해온 만큼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만7877대를 판매해 7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킨 BMW는 올해 10% 성장할 경우 판매량이 5만3000대에 달하게 된다.
양사의 격차는 매우 좁아졌다. 지난해 벤츠가 4만6994대를 판매면서 BWM와의 격차는 800대로 좁혀졌다. 따라서 올해 1위 승부에 대해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지난해 벤츠는 전년 대비 33.5%를 성장하며 19.2% 성장한 BMW를 성장률에서는 크게 앞질렀다.
올해 진검승부가 될 신차 부분에 있어서 벤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강화하는 반면, BMW는 친환경차와 고성능차로 고객 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벤츠는 올해 국내에 11개 주력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SUV 판매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BMW는 올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대폭 늘린다. 뉴 X5 x드라이브 40e, 뉴 330e, 뉴 740e 등 주력상품인 3, 7시리즈와 X5의 PHEV 모델을 추가한다. 고성능 모델도 강화한다. 올해 M2 쿠페와 X4 M40i를 출시할 예정이다.
투자와 고용 계획, 네트워크 확장 등은 비슷한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BMW는 R&D센터 200억원, 부품센터 확장 1300억원, 차량 검사소 200억원, 2017년 완공될 송도 BMW콤플렉스(가칭)에 450억원 등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금액은 총 2150억원에 달한다. 벤츠는 딜러사를 통해 올해 신규 시설과 인프라 개발에 전년 대비 30% 늘어난 1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고용의 경우 BMW는 지난해 4500명에서 올해 5200명으로 700명을 늘릴 계획이며 벤츠 역시 2940명에서 3600명으로 23% 증가한 66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판매망에서 BMW는 올해 전시장 5곳, 서비스센터 9곳, 워크베이 200개를 늘릴 예정이다. 벤츠는 전시장 3곳, 서비스센터 8곳, 워크베이 120개는 추가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월간 판매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던 BMW와 벤츠의 경쟁 구도가 올해 한층 더 격화될 것"이라며 "양쪽 모두 자존심이 걸린 만큼 한치의 양보도 없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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