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쇼팽 국제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위해 귀국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콩쿠르 우승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건 슬프다. 콩쿠르는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 나이 아직 만 21살이다. 내 인생의 정점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쇼팽 국제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서다.
조성진은 1일 오후 예술의전당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콩쿠르 우승과 세계적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과 계약한 데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쇼팽협회장과 우테 페스케 DG 부사장도 함께 참석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조성진의 꿈은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콘서트 피아니스트"이다. 이를 위해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조성진은 "긴장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콩쿠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콩쿠르가 젊은 피아니스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걸 알기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 역시 힘들고 어려웠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실제 연주에 이르기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잘 마무리 돼 많은 관심 받고 있는데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쇼팽은 조성진이 자신 있어 하는 음악가가 아니었다. 그는 "사람들마다 쇼팽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낭만적이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학구적이라고 한다. 이상적인 쇼팽의 모습을 떠올리기 어려워 그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콩쿠르 준비 과정에서 깊게 공부하고 우승 뒤 갈라 콘서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쇼팽과 만나면서 "나만의 쇼팽을 찾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쇼팽협회장은 "쇼팽의 음악으로 듣는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 연주자는 굉장히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며 "조성진은 환상에 가까운 이해력과 건반 장악력으로 이를 해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연주자이자 관객과 소통하고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지난달 DG와 5년 계약하며 앨범 다섯 장을 발매하기로 했다. 오는 4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네 개의 발라드'를 녹음할 예정이다. 조성진은 열다섯 살 때부터 꾸준히 정명훈과 협연해왔다. 그는 "스무 번 넘게 함께한 것 같다"며 "존경하는 음악가이자 선생님으로 그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4월 녹음이 기대된다"고 했다.
우테 페스케 DG 부사장은 "조성진은 음악적 접근에 있어 굉장히 사려 깊고 신중하다. 늘 몰입하고 헌신적이다. 자신이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늘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그의 연주는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초심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이는 모든 연주자들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명곡의 귀함을 느끼게 해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작곡가들이 쏟았을 어마어마한 노력을 떠올리며 걸작들을 대할 땐 늘 진지할 것“이라고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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