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대수 7478만대 그쳐…예상치(7500만대) 밑돌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거침없이 상승하던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멈춰섰다. 애플의 고성장도 끝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은 2016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에 아이폰 7478만대를 판매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7500만대)를 미달하는 수준이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발매된 이후 사상 최저의 판매증가율이다.
매출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1.7%에 그쳤다. 순이익 증가율은 2.2%였다. 애플 매출과 순이익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애플의 부진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이 주된 이유다. 연초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애플이 최신 아이폰6s와 6s플러스 생산량을 30% 줄일 계획을 협력사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도 아이폰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9%에 불과했지만, 지난 1분기에는 이 비중이 24.2%까지 증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고속성장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아브헤이 람바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수요 부진이 여파가 너무 크다"며 "다른 제품을 통해 이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라고 진단했다.
애플도 회계연도 2분기(2016년 1월~3월) 매출액이 500억~53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03년 2분기 이후 애플의 첫 매출 감소가 예고된 셈이다.
하지만 애플은 중국 시장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 경제 둔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중국 시장에 장기적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쿡 CEO는 중국 확장 전략을 지속할 것이며, 인도와 러시아ㆍ브라질 등 성장성이 높은 지역에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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