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전국 온천명소로 떠나는 힐링여행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동(冬)장군의 기세가 거침이 없습니다.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한파에 몸은 녹초가 됐습니다.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품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거음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문득 간절히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잠시 상상을 해보십시요.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근 후 명상에 잠기거나, 아이들과 한바탕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말입니다. 겨울에는 유난히 온천이 그리워집니다. 우리민족만큼 온천을 좋하는 민족은 드물기도 하고요. 뜨거운 온천물에 앉아서도 '으~시원하다'며 좋아합니다. 온천욕은 기분 전환이나 심신의 피로를 푸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기에 찬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노천온천의 이색적인 재미도 각별합니다. 탁 트인 풍경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노천온천은 겨울 낭만의 최고봉입니다. 때마침 눈이라도 내린다면 한층 더 근사해집니다. 몸은 후끈후끈 하지만 얼굴에 부딪히는 차가운 눈송이에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깊어가는 겨울, 전국의 온천명소에서 즐기는 힐링여행을 소개합니다.
◇한화 설악워터피아-국내최초 보양온천ㆍ노천탕에 앉아 설악을 담다
노는 물이 다르다.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거쳐 국내 최초로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곳. 보양온천이란 온천수의 수온, 성분과 시설, 주변 환경 등을 기준으로 건강증진과 심신요양에 적합한 온천을 말한다.
설악산과 동해를 접하고 있는 워터피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뛰어난 수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 680m 지점에서 하루 3000t씩 용출되는 49도의 천연 온천수는 피부와 전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양이온과 탄산수소, 염소, 황산 등이 함유돼 있어 피부 미용은 물론 불면증, 고혈압, 신경통, 관절염 등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다양한 바데풀은 물론 실내외 파도풀과 노천온천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설악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친자연적인 온천이라는 것도 가장 큰 매력이다.
눈 속의 노천온천 '스파밸리'에는 패밀리스파, 커플스파, 가든스파, 동굴사우나, 웰빙스파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설날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2월8일에는 '우리가족 수영대회'가 열린다. 워터피아 주변에는 설악산을 비롯해 속초 중앙시장, 낙산해수욕장, 낙산사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쳐난다(1588-2299).
◇덕산 리솜스파캐슬-보양온천에서 제대로 즐기는 온천욕
충남 덕산은 1918년께부터 온천탕을 만들어 사용한 전통의 온천단지다. 이곳에 최신설비를 갖춘 보양온천이 있다. 45도의 온천수를 이용한 온천테마파크인 덕산 스파캐슬이다.
어른들을 위한 기와한방탕, 11종 29가지 수압마사지의 바데풀, 유황탕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테마노천탕에서 휴식과 웰빙레저를 즐길 수 있다. 젊은 연인, 커플, 친구들은 야외 파도풀 토렌트리버, 국내 최장 워터슬라이드 마스터 블라스터 등 신나는 워터파크 시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물론 커플탕, 로맨틱탕, 재즈탕, 아쿠아바 등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도 있다. 설 연휴인 2월6일 저녁 6시, 리솜스파캐슬 테마동 주니퍼홀에서 평양 아리랑 예술단 설특별공연을 개최한다.
설날을 맞아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평양 아리랑 예술단 공연을 준비한 것. 전문 MC 김승현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공연은 설날특선뷔페가 함께 제공된다. 티켓은 사전예약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041-330-8000).
◇창원 마금산온천-보양 온천욕에 땅콩국수까지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마금산(해발 200m)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온천은 아무리 퍼 올려도 마르지 않아 '신비의 샘'으로 알려져 있다.
마금산온천은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에 온천수가 나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지하 300m에서 끌어올린 무색, 무취, 무미한 알칼리성 식염천이다. 피부병과 위장병, 만성변비, 당뇨병, 신경통 등 효과만 나열하더라도 끝이 없다. 만병통치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마금산원탕'은 최근 전국에서 아홉 번째, 경남에서 최초로 보양온천 지정을 받았다. 수온 35도 이상의 수질 좋은 온천수에 수치료탕, 노천탕, 치유풀장, 운동실, 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독특한 지역 별미도 있다. 온천욕을 즐기고 난 후 허기진 배는 '땅콩국수'를 맛보자. 온천장 인근에 철새들의 낙원인 주남저수지가 있다(055-298-4400).
◇울진 덕구ㆍ백암-뿌리칠 수 없는 온천의 유혹
울진 하면 죽변항과 후포항 그리고 7번 국도를 따라 펼쳐진 바닷가 마을이 떠오른다. 하지만 한겨울 울진에선 멋스러운 바다풍경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은 물론 정신적 피로까지 말끔히 풀어줄 온천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진에서 온천의 역사는 짧게는 600년, 길게는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사냥꾼 전씨와 상처 입은 멧돼지의 전설을 간직한 덕구온천이 전자라면, 신라시대 상처 입은 사슴의 전설이 구전돼 오는 백암온천이 후자다.
덕구온천은 미끌미끌한 약알칼리 성분으로 칼륨, 철, 나트륨 등 10여가지 광물이 포함돼 있다. 응봉산 중턱의 원탕에서 솟구쳐 나오는 온천수는 덕구호텔 온천의 대온천장으로 이어지는데 온천장 위 스파월드의 자스민탕, 레몬 노천탕이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백암온천은 신라시대부터 이어진 욕탕으로 백암산 겨울 설경을 감상하면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대게철을 맞아 후포항에는 살이 꽉 찬 대게가 넘쳐난다(054-789-6541).
◇수안보온천-노천탕에 몸 담그니 월악산 줄기가 눈앞에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온천이다.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동국여지승람, 청구도 등의 역사책에도 그 이름이 등장한다. 이곳 온천수는 각종 무기물과 광물질이 골고루 녹아 있는 약알칼리성이다. 수온은 53도이고 음용도 가능하다. 충주시에서 온천수를 관리해 수질을 믿을 수 있다. 모든 온천들은 똑같은 물을 공급받아 원탕이라는 곳이 따로 없다. 대중 온천 외에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식 온천과 가족과 연인을 위한 가족탕도 있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갑지만 상쾌하고 알싸한 겨울 공기를 맞으며 즐기는 노천탕도 빼놓을 수 없다.
온천수를 이용하는 업소는 20여개가 넘어 한꺼번에 많은 이용객이 모여도 그리 불편하지가 않다. 수안보온천은 남한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가까이 지나가 전국 어디에서든 접근하기가 편하다. 충주의 가 볼 만한 곳은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최함월고택, 충주 탑평리 7층석탑, 탄금대 등이 있다(043-850-6723).
◇담양온천-눈 맞으며 노천탕에서 이야기꽃 활짝
담양은 대나무와 하얀 눈이 마음을 사로잡는 겨울풍경이 여행자를 반긴다. 여기에 겨울 여행의 백미인 온천까지 곁들인다면 완벽한 웰빙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여행의 묘미를 경험할 수 있는 담양리조트는 금성산성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1260개의 라커를 갖춘 대온천탕과 노천탕, 찜질방, 피부 미용실, 마사지실을 갖추고 있다.
전국에서 밤하늘의 별이 가장 잘 보인다고 전해지고 있어 깨끗한 공기 속에서 노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온천욕을 즐겼다면 인근에 있는 대나무건강나라에 들러 대잎차를 마셔 보자. 대잎차를 시음도 하고, 구입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또 창평의 삼지천슬로시티도 꼭 들러볼 만하다. 창평면소재지가 있는 삼천리는 한옥과 돌담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061-380-5000).
◇부산 동래온천-뜨끈한 온천욕에 동래파전 한 점
뜨끈한 온천욕에 고소한 파전과 곰장어구이 한 점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동래온천은 조선 시대 왕족이 목욕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1910년대에 근대적인 온천으로 개발되면서 조선 최고의 온천지로 명성을 날렸다. 1960~1970년대에는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다.
동래온천 테마거리에 들어서면 호텔농심이 운영하는 대규모 온천 휴양 시설 허심청을 비롯해 녹천탕, 천일탕 등 대중탕이 여럿 있다. 랜드마크 격인 허심청은 30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온천탕과 찜질 시설, 베이커리와 브로이 하우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어느 곳이든 온천수는 약알칼리 식염천이고, 수온은 45~61도, 류머티즘과 신경통, 근육통, 부인병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래온천 테마거리에는 무료 노천 족욕탕도 있다. 온천 못지않은 동래의 명물이 곰장어구이와 동래파전이다(051)888-4302.
◇이천 테르메덴-부드러운 수질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수도권에서 인기 있는 온천이다. 테르메덴은 독일어 테르메(Thermeㆍ온천)와 에덴(Edenㆍ낙원)의 합성어다. 온천의 지상낙원을 지향하는 테르메덴은 알칼리성 온천으로 여러 가지 효능이 골고루 혼합된 온천수다. 수질이 부드럽고 온화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적합하다.
테르메덴은 단순히 목욕 중심으로 짜여 있는 일본식 온천장이 아니다. 광활한 부지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삼림욕장과 수영과 온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넓은 바데풀장을 고루 갖추고 있다. 테르메덴 주변 가 볼 만한 곳은 세종대왕릉, 신륵사, 민비생가, 산수유 마을이 있다(031-645-2000).
◇지리산 온천랜드-기암괴석 사이로 떨어지는 온천 폭포
구례 지리산 온천랜드는 100% 천연 게르마늄 온천수를 사용한다. 노천온천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병풍처럼 둘러싼 지리산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폭포와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무릉도원온천풀, 곰바위와 거북바위탕 등 다양한 테마의 건강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지리산 온천랜드와 연계한 나들이 명소도 많다. 지리산 성삼재와 노고단, '추노' 촬영지 구례 사성암, 하동, 섬진강, 최참판댁, 쌍계사 등이다. 특히 지리산국립공원과 가깝고, 순천ㆍ담양과 50분 거리에 있어 남도 여행을 겸할 수 있다(061-780-7800).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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