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대만서도 지카 바이러스 양성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를 강타한 '지카(zika)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에 물릴 임산부가 머리가 작은 태아(소두증)를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포의 대상이다.
2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프랑스의 보건당국(NFP)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세인트 마틴이라는 지역에서 첫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 같은날 프랑스의 과들루프(Guadeloupe) 지역의 자체 검사에서도 1건의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날 대만에선 20대 태국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나타냈고, 미국 뉴욕에서도 의심환자 3명이 발생했다.
자카 바이러스는 모기가 대규모 서식하는 열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며,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동남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유행한다.
1947년 첫 발견됐지만 인간 감염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일대에서 드물게 발생했다. 2007년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이 처음으로 기록됐고, 2013년 서태평양 지역과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 등에서도 감염이 보고됐다.
도시화로 인해 모기의 서식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교통의 발달로 전세계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다고 WHO는 우려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에데스(Aedes) 모기라고 불리는 숲모기에 물리면 감염된다. 뎅기열이나 황열을 일이키는 모기와 같은 종류다. 발열이나 발진, 눈 충혈 등 경미한 증상이 3~7일 나타나며 대부분이 별다른 치료가 없어도 회복된다.
문제는 임신부가 감염되면 소두증 신생아를 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신생아 소두증 발생이 지난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보고 이전과 비교할 때 15배 이상 증가, 소두증 환자 급증이 지카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2007년 이전에는 대규모 유행이 없었다. 하지만 2013~2014년 태평양의 작은 섬들인 폴리네시아(Polynesia)에서 뎅기열과 함께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했는데 당시 기앙-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환자가 늘어나 보건당국이 지카 바이러스와 연관성을 조사하기도 했다. 기앙-바레 증후군은 급성 감염증으로 팔다리에 마비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방충망과 모기장, 기피제 등을 사용하고,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지역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중남미 국가에선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아이티 ▲온두라스 ▲파나마 ▲수리남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과테말라 ▲프랑스령 기아나 ▲마르티니크 등 14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또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와 동남아시아 태국, 솔로몬제도, 바나투, 뉴칼레도니아, 피지, 바나투 등 태평양 섬지역 5곳에도 지카 바이러스가 보고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남미 지역 여행객들은 여행 중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고, 특히, 임신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소두증 신생아의 출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여행을 출산 이후로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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