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발 경제위기 불안감 때문에 미국의 경기침체 위험이 4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경제매체 CNBC 설문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6개 분기 연속 오르며 2011년 가을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CN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 설문에서 침체 확률은 28.8%로 집계됐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도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앞으로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19%(중간값)로 집계돼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침체에 빠질 경우 2009년 이후 약 7년만이 된다. 미국 경제의 침체 여부를 공식 진단하는 전미경제조사국(NBER)에 따르면 미국의 마지막 경기 침체는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18개월 간이었다.
침체 확률이 상승하는 이유는 세계 GDP의 12%, 제조업 수출의 18%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위한화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바오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상황에서 올해 성장률은 5%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8%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간신히 6.0%를 지키겠지만 내년에는 5.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불안감에 이미 다양한 경제지표는 침체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NBC는 침체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 중 신뢰도가 높은 미국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가 지난 침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미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차는 현재 1.18%포인트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의 프란체스코 가자렐리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위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금리 지표"라며 "현재 금리는 침체 직전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고 뉴욕증시 또한 사상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위험신호라는 지적이다. SMBC 닛코 증권의 모리타 코타로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는 "미국과 유럽 주가가 반등에 계속 실패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저점으로 떨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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