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구청장 시절 발달장애인 부모와 약속 재활공간 ‘두빛나래 문화체육센터’ 마침내 개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턱없이 부족한 발달장애인 시설을 만든 것도 기쁘지만 발달장애인 부모님과 했던 약속을 지켜내 기분이 좋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처음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재활공간인 ‘두빛나래 문화체육센터’를 개관한 이성 구로구청장(사진)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2003년 이성 구청장이 구로구 부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발달장애아 부모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발달장애인의 재활과 사회성 향상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구청장은 당시 발달장애인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장소와 예산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차선책으로 구로시설관리공단 강당을 이용해 2003년9월부터 1개반 10여명으로 특수체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함께가는구로장애인부모회’가 운영을 맡고 장소 임대료와 강사료는 구청에서 지원했다. 프로그램은 시설관리공단에서 3년간 운영된 후 경인고 체육관, 오류초 체육관 등으로 장소가 바뀌다가 2009년부터는 남현교회에서 진행됐다.
구로구를 떠났던 이성 구청장이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컴백한 후에도 장소와 예산 확보는 쉽지 않았다.
이 구청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장애인부모회와 소통하면서 발달장애인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고 예산 확보방안도 고민했다.
지성이면 감천. 지난해 마침내 안양천로 545 개봉2빗물 펌프장 4층에 공간을 마련, 주민참여예산 8억5000만원과 특별교부세 3억원 등 11억5000만원 예산도 확보했다.
발달장애인 재활공간 ‘두빛나래 문화체육센터’는 그 오랜 과정을 거쳐 연면적 926㎡ 규모로 체육관, 체력단련실, 다목적실, 바리스타 교육장 등을 갖추고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개관 후 3개월이 지난 두빛나래는 기존 남현교회 특수체육 프로그램 뿐 아니라 ▲난타, 플라워아트 등의 문화활동 ▲생활안전, 인터넷사용법 등의 자립생활 ▲직장예절, 요리 등 직업능력 향상 프로그램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4개의 ‘방과후 교실’도 마련돼 장애인과 가족 등 16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두빛나래는 ‘두개의 빛나는 날개’란 뜻의 순우리말”이라면서 “그 명칭대로 장애인들이 숨겨진 재능을 펼치고 홀로서기의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2003년에는 임시 공간에서 10명의 아이들밖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전용공간에서 200여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함께 지내고 있다”며 “지난 세월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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