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새누리당으로부터 20대 총선에서 험지출마를 요구 받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정치인 안대희는 '마포'에서 시작하려고 한다"며 서울 마포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강승규 마포갑 당협위원장 등 마포갑 새누리당 당원들은 안 전 대법관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강하게 항의 했다.
안 전 대법관은 1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윗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백성은 동요하여 떨어져 나감)'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 꿈꾸는 대한민국을 위해 저 안대희는‘신뢰’를 철칙으로 삼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짜 정치’를 하려고 한다"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법관은 당으로부터 서울 광진·노원·동작·마포 등을 제안받은 끝에 자신의 모교인 숭문중학교가 있는 마포갑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 전 대법관은 "오늘, 부산의 어린 중학생이 서울로 전학 올 때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중학생 안대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곳은 '마포'였다. 마포는 제 인생에 디딤발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마포갑이 험지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선거의 성적을 열거 하며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마포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래서 마포에 왔다"고 밝혔다. 또 경선 방식에 대해서는 "정치를 결심한 이상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당의) 경선 방식을 수용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새누리당 마포 당원 50여명이 공정경선을 주장하며 항의 방문에 나섰다. 당원들은 "파포가 험지냐", "이건 아니다", "죽기 살기다", "마포 오지 말라" 강하게 항의 했다. 반면 안 전 대법관의 지지자 들은 안 전 대법관의 이름을 연호했다. 안 전 대법관이 기자회견장을 나설때는 가벼운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예비후보는 안 전 대법관의 출마 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16억 전관특혜로 낙마후 금배지에 눈돌린 '구태인사'"라며 "승기 잡은 마포갑 무임승차하려는 '양지 출마'"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을 사랑한다면 안후보가 진정한 험지에 출하해야 한다"며 "마포갑 출마를 강행할 경우 3대7 경선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마포갑 현직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서울 마포갑의 국회의원으로서 안대희 전 대법관의 도전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누구보다 마포에 애정이 있는 마포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안대희 같은 인물이 마포에 봉사하러 온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국민의 머슴이 아닌 검찰 영감님이 봉사하러 오겠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당 내 전략인사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오는 것에 대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당당히 도전하고 공명정대한 승부를 기대한다"면서도 "안대희 전 대법관의 공안검사의 칼날을 휘둘렀던 경험이, 전관예우로 단 5개월만에 16억원의 수임료를 챙겼던 특혜의 경험이, 각종 의혹으로 국무총리 지명에서 청문회도 하기 전에 낙마했던 경험이 철새낙하산 인사를 거부해온 마포의 전통과 자부심에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안 전 대법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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