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스'에서 부른 '심플 송'으로 주제가상 후보 올라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흥분된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소프라노 조수미(54)가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아카데미상을 심사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협회(AMPAS)는 14일(한국시간) 제88회 시상식의 각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조수미는 영화 '유스'에서 부른 주제가 '심플 송'으로 주제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심플 송'은 영화에서 은퇴한 지휘자 프레드(마이클 케인)의 대표곡으로 등장한다.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현대음악 작곡가 데이비드 랑(59)이 영화에서 언급되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사 및 작곡했다. 영화 엔딩에서 영국 BBC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천상의 목소리'로 통하는 조수미의 음색이 더해져 벅찬 감동을 전한다.
그녀를 영화에 출연시킨 파올로 소렌티노(46) 감독은 "이 노래를 부를 소프라노는 조수미뿐이었다"고 했다. 조수미는 소렌티노 감독의 전작 '그레이트 뷰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캐스팅 제의를 수락했다. 그는 '심플 송'에 대해 "바흐의 곡 같다. 아주 단순하게 들리지만 복잡한 구석이 많다"고 했다. 조수미는 "영화에서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프레드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쓴 곡으로 나온다. 전체 스토리를 함축한 시적이고 아름다운 곡"이라며 "사랑을 해 본 이들만이 그 정서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심플 송'은 주제가상을 두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언드 잇(Earned It)', '레이싱 익스팅션'의 '만타 레이(Manta Ray)', '헌팅 그라운드'의 '틸 잇 해픈스 투 유(Til It Happens To You)', '007 스펙터'의 '라이팅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 등과 경합한다. 지난 11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주제가상 후보로 선정됐지만, 수상의 영광은 '라이팅 온 더 월'을 부른 샘 스미스(24)에게 돌아갔다.
이번 지명으로 조수미는 다음달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심플 송'을 부른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곡들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 관례다. 조수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흥분된다"며 AMPAS에 감사했다. '유스'의 국내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는 "꿈의 무대에 설 조수미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한편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열두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작품상, 감독상(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남우주연상(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남우조연상(톰 하디), 촬영상(엠마누엘 루베즈키) 등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작품상, 감독상(조지 밀러) 등 열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마션'은 작품상, 남우주연상(맷 데이먼) 등 일곱 부문으로 뒤를 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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