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충남) 정일웅 기자] 기간제교사를 상대로 ‘갑질(금품요구)’한 학교장이 교육청으로부터 솜방망이 처분을 받아 뒷말을 낳고 있다.
전교조와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공주시 소재 중학교 A 학교장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교내 기간제교사들에게 재계약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 세 차례에 걸쳐 총 90만원을 받았다.
또 학교 내에서 사용되는 교구와 체육용품을 개인용도로 활용하는가 하면 학교물품을 구입 시 자신의 물건을 목록에 포함시키는 수법으로 학교 물품을 전용하고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A 학교장을 불구속 입건, 수사를 진행 중이며 A 학교장은 조사에서 공금횡령 등 회계부문에 관한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반면 기간제교사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선 “(해당 교사가) 선의로 전달한 것”이라고 발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충남도교육청은 A 학교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 징계위원회를 거쳐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또 향후 형사처벌(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 여부를 판가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조사와 검찰 기소, 재판에 이르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정직 2개월은 A 학교장의 교단복귀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게 전교조 측 주장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A 학교장이 다시 교단으로 돌아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도교육청은 형식적 징계로 이 문제를 덮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형사처벌이 마무리 될 때까지 (무기한) 직위해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A 학교장이 50대 후반의 학교 청소용역 여직원에게 학교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게 하고 수확한 작물은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는 등 비정규직원을 마치 종 부리듯 부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감소로 계약직 근로자가 급증하는 현 시점에 교육의 근간인 학교장이 임용권을 악용, 소위 ‘갑질’을 넘어선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았다”며 “전교조는 A 학교장이 교단에 복직하는 것을 용인 또는 묵과하지 않고 해당 학교 비정규직 교육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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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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