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가 7일(현지시간) 별세하면서 그의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미니스커트뿐만 아니라 1960년대 우주에 대한 관심을 패션에 접목시킨 '스페이스 룩'을 유행시킨 디자이너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23년 프랑스 남서부 포에서 태어난 쿠레주는 스페인 출신의 프랑스 디자이너인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밑에서 10여년간 일했다. 부인인 코클린 베리에도 발레시아가의 스튜디오에서 함께 일하며 만난 동료였다. 1961년 독립했을 때도 코클린과 함께 했다.
쿠레주는 1964년 발표한 '우주 시대(Space Age)'라는 컬렉션을 통해서 명성을 얻었다. 무릎에서 3인치 이상 올라간 미니스커트를 선보인 것도 이 컬렉션이다. 흰색의 각진 미니스커트와 흑백 바지에, 우주 비행사 복장에 착안한 헬멧과 고글을 착용한 '달나라 소녀풍'(Moon Girl Look) 패션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흑백이 대비된 대담한 그래픽 디자인은 현대적인 감각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미니스커트는 그냥 짧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인체의 균형을 면밀하게 계산해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우주선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은 당시 우주에 대한 열망이 투영돼 사회적 반향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는 이 스페이스 룩의 성공 후 자신이 디자인한 의류를 일상복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바꾸는 데 주력하다가 1994년 은퇴했다.
그는 "의상은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복으로부터 인체를 해방하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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