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인과 손잡고 중식이용권, 목욕 이용권 등을 저소득층에게 제공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기부는 돈 많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다. 특별한 때에만 하는 것이다. 나중에 여유 있을 때 하면 된다...
기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즐거운 소식이 종로에 퍼지고 있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혜화동 주민센터는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도 '좋은 이웃들' 사업을 통해 자발적 기부 참여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따뜻한 마을공동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좋은 이웃들'은 혜화동 민간자원을 활용,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 쿠폰 및 현물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로와 대명거리, 소나무길이 있는 혜화동은 유동인구가 많다. 이런 특성에 맞게 다양한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지역상인이 우리 동네의 어려운 이웃을 먼저 돕자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혜화동 내 서비스업 10여 개 업체가 ▲쌀 교환권 ▲중식 이용권 ▲치킨 교환권 ▲목욕탕 이용권 등의 무료 서비스 쿠폰을 제공해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명성사우나(명륜길 8)’는 9년 전부터 매월 20명의 저소득 어르신에게 무료 목욕쿠폰을 제공해 어른신들의 위생 및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슈퍼마켓인 ‘후레쉬뱅크(혜화로 20)’에서는 2014년부터 매월 저소득 주민을 위해 백미 10포(10kg)를 후원하고 있다.
음식점 ‘포크랜드(창경궁로 258-10)’는 지난해 4월부터 정기적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마다 독거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올 1월부터는 옛날손칼국수(명륜동3가 77-1), 화경루(혜화로 37), 이삭토스트(성균관로 18), 양평해장국(명륜2가 8-9), 동양서림(창경궁로 271-1), 젤로맛있는집(명륜1가), 골목냉면(혜화로 2), 노랑통닭(창경궁로 34길 15) 등이 '좋은 이웃들' 사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지만 모금방법이 아닌 평상시 하던 일이 곧 기부가 되니,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 할 수 있다.
종로구는 사업장에서 나오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어려운 이웃에게 매월 제공함으로써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이웃들'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기부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생활로 계속 만들어 갈 예정이다.
성균관대학교 정문 앞에 위치한 ‘후룩뽕(성균관로 26-5)’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25일 3일 간 ‘블랙 메리크리스마스’라는 행사를 통해 자장면 판매금액 전액(80만5800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전달해 왔다.
또 대학로상인회와 청소년육성회는 저소득 60가정을 직접 방문, 라면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는 등 곳곳에서 기부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좋은 이웃들 사업은 특별한 누군가가 특별한 시기에만 하는 기부가 아닌 일상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작은나눔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동네의 이웃을 돕는 뜻 깊은 일에 선뜻 동참해 준 지역 상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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