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아직 2016시즌은 두 달 여를 남겨뒀지만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행보가 벌써부터 뜨겁다. '투자해야 산다'는 암암리에 퍼져 있는 축구계의 생존 법칙을 잘 따르고 있다.
전북은 2016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영입 계획을 미리 알린 바 있지만 서울은 조금 의외다. 전북에 뒤지지 않는 파격적인 행보로 스쿼드는 이미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벌써부터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2016시즌이 전북과 서울 2강 체제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예상들도 나온다.
경쟁하듯 전북과 서울이 영입 전쟁을 하며 축구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사이 전북의 최강희 감독(56)과 서울의 최용수 감독(42)이 나란히 서로를 향한 선전포고를 날려 더욱 눈길을 끈다. 최강희 감독이 전주에서 4일 공식 인터뷰에서 "서울을 경계한다"고 하자 7일 최용수 감독이 "이번에 전북의 독주 막겠다"고 맞섰다.
4일 전북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K리그 3연패 도전의 가장 큰 적으로 서울을 꼽았다. 최 감독은 "서울이 선수 보강도 그렇고 선수 구성이 크게 바뀌지 않는 선에서 틀을 유지하고 있는데 데얀(34)이라는 큰 선수까지 오면서 전체적인 시나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보다도 어쩌면 리그를 운영하는 데 강한 모습을 보일 것 같고 선수들 경험이라든지 동기 유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과 치열한 리그 우승 경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용수 감독도 전북과의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서울은 2년 만에 돌아온 골잡이 데얀을 비롯해 골키퍼 유현(31), 신진호(27), 조찬호(29) 등을 영입했다. 기존의 아드리아노, 박주영 등과 잘 조화시키면 매 시즌 '1강'으로 분류되는 전북과 한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섰다.
최 감독은 "전북은 매연 강팀으로 지목 받아왔고 나 역시 전북의 독주를 가만히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좋은 선수들이 들어왔고 매년 도전의 연속이지만 도전 정신을 가지고 전북의 독주를 눈앞에 두고 지켜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겠다"고 했다.
최근 2년 사이 서울과 전북은 서로를 상대로 절대 질 수 없다는 라이벌 의식이 생겼다. 전술에서도 서울의 단단한 수비벽에 어려움을 겪은 전북이 똑같은 수비 축구로 서울을 울린 일도 있었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서울과 전북 사이의 치열한 기싸움은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내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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