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5일(현지시간) 유럽 지역 원유 수출 가격을 인하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유럽 지역에 원유 수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국유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2월부터 북서 유럽 지역 원유 수출 가격을 배럴당 60센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중해 지역 수출분 가격도 배럴당 20센트 낮춘다고 덧붙였다.
아람코는 유럽 원유 수출 가격만 인하했다. 대미 원유 수출 가격은 동결했다. 또 아시아 지역 수출 가격은 배럴당 60센트 되레 인상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KBC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스의 에산 울하크 선임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유럽 원유 수출 가격 인하 결정은 최근 시장 흐름과도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는 최근 유럽에 수출하는 우랄유 가격을 인상했고 유럽 대표 원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올해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울하크는 "이란이 유럽에서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는 점을 사우디가 분명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핵협상 합의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이르면 다음달 이란의 원유 수출 제한 조치를 풀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제제 조치가 취해지기 전 유럽 국가들은 상당량의 원유를 이란에서 수입했다. 당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수입하는 원유 중 이란산의 비중이 각각 13%와 16%였다. 이란 제재 조치가 취해지면서 이들 국가들은 현재 사우디와 러시아 등으로부터 수입처를 바꾼 상태다. 이란은 제재 조치가 풀리면 유럽 국가들과 교역을 다시 회복하기를 원하고 있다.
사우디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우디가 유럽 지역 수출 가격을 인하하면서 선공에 나선 셈이다. 저널은 이번 사우디의 가격 인하가 이란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석유 전문가들도 이번 사우디의 유럽 수출가격 인하 결정이 이란의 석유시장 복귀에 대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이란의 하미드 호세이니 석유수출협회 대표는 최근 사우디와 정치적 갈등을 겪으면서 사우디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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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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