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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부채 시한폭탄은 '준정부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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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美 긴축으로 정부 보증능력 의심…안정적 투자처에서 애물단지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 부채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이나 국책은행, 지방정부 등이 발행하는 이른바 준정부 채권(quasi-sovereign bonds)의 부실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 투자은행 JP모건과 시장정보 제공업체 본드레이더에 따르면 신흥국의 준정부 채권 발행은 2014년 7100억달러에서 지난해 8390억달러로 늘면서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다. 신흥국 정부의 국채 발행이 지난해 말 기준 7500억달러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준정부 채권은 정부가 직접 발행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보증 하에 국채와 비슷한 수준의 우량 등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까지 보장하면서 최근 수년간 신흥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신흥국 성장둔화와 미국의 긴축, 중국발 수요부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신흥국 정부의 부채 상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상황에서 준정부 채권 시장은 국가 위기가 가장 먼저 전염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두바이 정부는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두바이 월드의 채무 보증을 철회하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지난 2011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 위기 때 유럽 준정부 채권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중국이나 브라질처럼 국영기업 건전성 악화가 역으로 국가의 위기를 키우면서 채권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브라질의 신용등급이 최근 '정크'로 떨어진 이유에는 국영 원유생산업체 페트로브라스와 연관된 정부의 비리 스캔들도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신용등급 후폭풍으로 페트로브라스의 채권 역시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 준정부 채권의 상당부분이 정부의 빚을 이관한 성격인 것이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장부에는 드러나지 않은 숨은 부채라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은 신흥국들도 잠재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컨설팅업체 클레이먼 인터네셔널의 게리 클레이먼 공동 창업자는 "신흥국 외채 문제의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준정부 채권"이라면서 "투자자들은 항상 정부가 보증을 서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보증 능력을 의심하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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