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벨기에가 축구장 15개 크기의 자국 영토 일부를 네덜란드에 조건없이 넘겨주기로 결정해 화제다.
AP통신은 역사적으로 영토 문제는 무수한 전쟁의 원인이 됐는데 이례적으로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우호적인 방식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해당 영토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형태를 띠고 있다. 문제는 바다를 접하지 않은 유일한 면이 벨기에가 아닌 네덜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자국 영토에 붙어있지만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벨기에 입장에서는 통제가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는데다 접안 시설이 없어 배가 땅에 가까워지면 점프를 해서 뛰어내려야 했다. 사실상 양 국 모두 어떻게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성범죄자, 마약 중독자 등 각종 범법자들의 천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3년쯤 전 이 곳을 거닐던 한 행인이 머리 잘린 시체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행정구역상 해당 지역은 벨기에 비제(Vise)에 속한다. 비제시의 마르셀 네벤 시장은 영토를 넘겨주는 것과 관련해 "그렇게 하는 것이 이치에 맞기 때문"이라며 "이미 오래 전에 해당 지역을 네덜란드에 넘겨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네벤 시장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1843년 국경이 확정돼 200년 가까이 애매한 상황이 지속됐다.
영토 양도를 위한 준비작업은 완료됐고 양 국 의회가 내년 적절한 시기에 양도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AP는 이어 네덜란드는 영토를 늘렸고 벨기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영토 일부를 잃었지만 사법권과 관련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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