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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코리안 뉴웨이]집팔아 빚갚는 베이비부머들, 집값 끌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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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온다, 부동산 시장은

초저출산에 빨라지는 고령화…생산·소비인구 2050년엔 1000만명 이상 급감
700여만명 베이비부머, 10년이내 은퇴…소득 줄어 먼저 빚줄이기부터
대부분 거주주택 살기 원해 주택연금 등 지원땐 집값 폭락 막을수 있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경제 성장과 소비지출의 핵심 축이었던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이들이 일으켰던 소비가 2018년 정점을 찍고 장기적인 하락 국면으로 돌입할 것이다. 한국은 출생률도 낮아 베이비 붐 인구가 빠져 나가면서 발생한 소비지출 공백을 메워 경제성장을 일으킬 인구가 없다."

지난해 10월 국내 한 포럼에서 세계적인 인구학자 해리 덴트가 이런 지적을 내놨다.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할 경우 내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예측한 우리나라의 인구절벽 시기까지 이제 2년 남았다. 경제예측 전문기관 덴트연구소의 소장이자 지난해 초 국내에서도 출간된 ' 2018 인구 절벽이 온다'의 저자인 덴트는 우리나라에 곧 닥칠 인구절벽에 따른 성장동력 감소를 경고했다.


그는 인구통계학에 따라 출산 정점에서 47년 후 소비 정점에 도달하고 이때부터 소비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한국은 102만명이 태어난 1971년을 정점으로 47년 뒤인 2018년엔 인구절벽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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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36년간의 일제강점기와 6ㆍ25 전쟁을 거치면서 인구가 크게 줄었다. 이에 정부는 '다산(多産)이 미덕'이라며 출산을 장려했고 그 결과 1960년대 합계 출산율이 6.0명에 이르는 등 인구가 폭증했다. 다시 정부는 1962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이른바 '가족계획'을 중요 정책으로 추진했다. 산아제한 정책은 1994년 폐지됐지만 이후로도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5명 아래로 내려온 뒤 2001년 이래 합계 출산율이 1.3명 이하인 초저출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기대수명 증가 등이 맞물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줄고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크게 늘면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상 출산율이 줄어들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이는 소비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정부는 2016년(3704만명)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해 2050년엔 2535만명으로 지금보다 10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부동산을 팔아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은퇴노령층의 부동산을 사줄 계층이 축소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핵심 수요층인 자산축적연령인구(35~59세)가 2018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덴트가 예상한 인구절벽 예상 시기와도 맞아 떨어진다. 또 2018년은 노무라증권이 주택구매수요의 뼈대를 이루는 결혼 10년 차인 30대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 시기이기도 하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는 경제전반의 활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의 핵심차입계층 감소와 은퇴 고령층의 부채 축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계부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 고령층이 소득 감소에 대응해 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자산시장에 충격이 발생하고, 부채를 원활히 상환하지 못하는 고령 취약 가계가 증가하는 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700여만명에 이르는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향후 10년 이내에 대규모 은퇴를 앞두고 있는 상황.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57세까지 금융 부채를 확대하다가 1차 은퇴 직후인 58세 이후 축소하기 시작한다. 특히 65~70세에 금융부채와 실물자산 감소 폭이 큰데 이는 2차 은퇴 및 자녀 출가 이후 대형주택을 처분해 금융부채를 상환하고 소형주택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6 코리안 뉴웨이]집팔아 빚갚는 베이비부머들, 집값 끌어내린다?


우리나라 55~74세 가구의 실물자산 비중은 약 80%로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 있다. 이들 중 금융부채를 가지고 있는 가구의 경우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85~115% 달한다. 금융부채 상환을 위해서는 실물자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경우가 많다. 반면 부동산 핵심 수요층인 자산축적연령인구는 2018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가 주택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어떤 정책을 쓰느냐에 따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김덕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구조적인 측면에 의한 주택수요의 하방 압력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절벽'이라는 표현은 과하다"며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은 물론 이주정책 등을 인구정책과 소득 유동화 정책을 어떻게 펴 나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득이 감소한 노령층이 자신의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매도에 나서면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노령자일수록 기존 자신의 주택에 살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며 "이를 이용한 주택연금(역모기지) 등 자신의 주택을 이용한 소득 유동화를 적극 지원한다면 하방 압력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령층의 부채 상환 등을 위한 실물자산 처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제1금융권으로 한정돼 있는 주택연금 취급기관 확대 등을 통한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 및 소득 감소에 취약한 50~70대 한계가구는 약 75만가구에 달한다. 이 중 주택연금제도의 잠재적 수요로 볼 수 있는 거주주택 이외에 다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50~70대 한계가구는 30만가구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약 2만명에 불과하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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