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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디자인, 소통…구단 엠블럼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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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디자인, 소통…구단 엠블럼의 가치 맨체스터 시티 엠블럼 변천사, 사진=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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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지난 27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가 다음 시즌부터 새롭게 바꿀 엠블럼을 공개했다. 18년 만에 결정한 중요한 변화였다. 1997년부터 쓰던 독수리 모양에 장식용 별모양이 새겨진 엠블럼을 벗고 전통적인 원형 문양으로 돌아왔다.

도시와 구단의 정통성을 되찾고 팬들의 바람을 담겨 의미가 컸다. 1930년부터 1997년까지 쓰던 원형의 틀을 다시 가져왔고 맨체스터 도시를 상징하는 운하와 선박, 장미를 함께 그렸다. 각 요소들은 팬들이 원했던 그림들이기도 했다. 맨시티에 따르면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선박은 85%의 지지를 받았고 강(67%), 장미(60%)가 뒤를 이었다.


엠블럼은 구단을 대표하는 얼굴이어서 중요하다. 엠블럼을 보면 그 팀이 원하는 이상과 철학을 알 수 있다. 맨시티도 마찬가지다. 내년 시즌에 엠블럼을 바꾸고자 한 데는 그만큼 분위기 쇄신과 명문 구단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분쟁 장소가 되기도 한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많은 이해관계가 형성된다. 직접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쓰는 구단은 물론이고 스폰서와 팬들도 주변인으로 관계가 있다. 이 과정에서 엠블럼은 그만의 가치를 보인다. 우리 K리그에서도 엠블럼은 중요한 위치에 와 있다.


상징, 디자인, 소통…구단 엠블럼의 가치 레알 마드리드 엠블럼, 사진=폭스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 돈의 논리에 흔들린 엠블럼


최근 축구계는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고 돈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엠블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축구 클럽들이 생기고 엠블럼이 등장한 초기에 구단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았던 엠블럼은 각종 스폰서와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일부가 생략되거나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29일 레알 마드리드의 엠블럼에 십자가가 사라진 일은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있다. 당시 레알은 시즌 중에 엠블럼의 상단에 있던 십자가 문양을 뺐다. 제휴 관계에 있는 이슬람권 파트너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서였다.


레알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은행과 3년 간 금전적인 파트너십을 맺었다. 레알의 살림살이를 담당하게 된 이슬람권 은행측의 입장에서는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 구단으로서 엠블럼에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십자가가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이에 대해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68)은 이 결정에 대해 "파트너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일은 당연하다"고 했다.


상징, 디자인, 소통…구단 엠블럼의 가치 팬들의 의사 반영한 서울 이랜드FC 엠블럼



▶ 소통과 미적 가치를 지닌 엠블럼


하지만 엠블럼 고유의 가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축구 엠블럼 하나에는 여러 주변인들이 얽혀 있어 한쪽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최근 축구의 소비자라고 볼 수 있는 팬들의 의견이 반영된 엠블럼이 등장하는 일이 꽤 있다는 점도 이를 잘 반영해준다. 영국에서 맨시티가 그랬고 K리그에서 성남FC와 서울 이랜드FC가 창단 및 엠블럼 구성 과정에서 그렇게 했다.


가장 최근에 엠블럼을 제작했던 서울 이랜드측의 설명을 들어보면 엠블럼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서울 이랜드는 일차적으로 구단 내부에서 논의하고 디자인팀과 작업, 5월에는 팬포럼과 설문조사를 통해 엠블럼에 대한 100가지 이상의 의견을 받아서 만들었다.


팬들이 직접 만드는 과정에 참여를 하면서 엠블럼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친근감과 만족도를 높였다. 이는 구단 홍보와 마케팅으로도 효과가 직결됐다. 2015년 서울 이랜드가 낸 매출 2억3천만 원에서 엠블럼이 미치는 영향이 꽤 컸다. 팬들이 구입하는 구단 관련 상품 중 단순히 엠블럼만 그려져 있는 텀블러를 포함한 악세사리가 8000만 원을 벌어들이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박요한 서울 이랜드 마케팅팀 대리(30)는 "엠블럼이 구단의 가치를 반영하면서 시각디자인의 효과나 팬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일례로 정말 아무런 무늬도 없고 엠블럼만 그려져 있는 상품(악세사리)이 매출의 40% 가까이(34%)를 차지했다. (제품의 종류를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엠블럼은 앞으로 국내외 축구계는 물론이고 스포츠 각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전망이다. 구단의 유니폼과 다양한 요소들이 엠블럼을 기준으로 계속해서 생산된다. 다른 수단을 찾지 않는 이상 구단의 얼굴이라는 상징적인 가치도 계속 갖고 갈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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