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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귀재' 버핏도 유가 급락 충격엔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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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실적 호조 불구 수익률 2009년 이후 최악…원자재 관련 사업 타격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유가 급락의 충격을 피해가지는 못 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의 올해 수익률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와 비교한 결과가 2009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크셔 주가는 올해 11.5% 하락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1.0% 올랐다. 버크셔 주가가 S&P500 지수 대비 12.5%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2009년에는 버크셔 주가 수익률이 S&P500 지수에 비해 21%포인트 낮았다. 당시 버크셔 주가는 2.7% 올랐지만 S&P500 지수는 무려 23.5%나 올랐다.

1965년 버핏이 버크셔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올해처럼 버크셔 수익률이 S&P보다 부진했던 것은 이번이 열 한번째다.


버크셔 주가가 하락한 것도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3년간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16.8%, 32.7%, 27.0%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4년간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금융자문사 에드워드 존스의 짐 샤나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버크셔 주가 부진 이유가 원자재 가격 하락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버크셔는 석유와 가스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원자재 산업과 관련된 계열사는 많다. 대표적으로 북미 최대 철도화물 운송업체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가 버크셔의 완전 자회사다. 버크셔는 석유업체들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보유하고 있다.


샤나한은 버크셔의 보험 사업부도 유가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휘발유 값이 하락하면서 자동차 판매대수가 늘었고 이에 따라 자동차 사고가 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버크셔가 상당한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 대형 회사들의 주가 부진도 버크셔 주가를 끌어내리는 이유가 됐다. 버크셔가 최대 주주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IBM의 주가는 올해 각각 24%, 13% 하락했다. 버크셔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지분 15.4%, IBM 지분 8.4%를 보유하고 있다.


FT는 공교롭게도 올해 버크셔 연례 주총에서 버핏이 이례적으로 기업의 주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하필 올해 주가가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주총을 앞두고 보낸 연례 서한에서 "장기적으로 기업의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와 수렴한다"며 "지난 50년간 버크셔 주식의 내재가치 증가분은 주가가 182만6163% 오른 것과 마찬가지"라며 버크셔의 주가 상승을 강조했다.


주가 수익률은 나빴지만 버크셔 실적은 좋았다. 버크셔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8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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