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미 가전쇼(CES)'는 그해의 정보통신, 가전 분야의 추세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때문에 전세계 정보기술(IT)ㆍ가전 업계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임원들까지 CES를 관람하기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집결한다.
지난 1월 열렸던 'CES2015'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무인항공기(드론)'였다. 주최측은 올해 처음 드론 전문 부스를 마련했고, CES 전시관에는 드론이 날아다녔다.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참가업체들에게 편의를 제공했고, 관람객들은 드론 사진찍기에 바빴다.
그 이후 올 한해 IT 업계에서는 온통 드론이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 정부도 부랴부랴 드론 산업과 기술 육성에 나섰다.
그렇다면 과연 내년 1월 열리는 'CES2016'에서는 어떤 것이 뜰까?
CTA은 CES2016에 처음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전시관을 마련했다. 올해가 '드론의 원년'이었다면 내년은 'VR과 AR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 본 것이다.
CTA측은 "CES2016에서는 게임과 가상현실의 전시 공간이 전년에 비해 77% 커질 것"이라며 "40개 이상 기업에서 가상현실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주요 참가업체들은 오큘러스VR, 버츄아이엑스(Virtuix), 스페로(Sphero) 등이다.
CTA는 내년 VR 헤드셋 관련 시장이 2015년에 비해 500% 이상 성장한 12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 시장 규모도 5억4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도 2016년을 가상현실, 증간현실의 해로 내다보고 있다. 팔머 러키(Palmer Luckey) 오큘러스 VR 창업자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큘러스 리프트)예약 판매는 새해가 시작된 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2011년부터 VR시장에 뛰어든 오큘러스 VR이 개발 중인 머리에 쓰는 VR헤드셋(HMD)이다.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은 스타트업이었던 오큘러스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소니는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4와 호환 가능한 VR기기 PS VR를 내년 1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소니는 PS VR 출시와 함께 10개의 VR게임을 공개하고 순차적으로 그 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HTC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사와 함께 VR기기 바이브를 개발하고 있다. HTC는 CES2016에서 데모버전을 공개하고 2월에는 개발자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구글은 일찌감치 저렴한 카드보드를 통해 VR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중국은 폭풍마경이라는 저가 제품을 선보였다. 폭풍마경은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오큘러스와 손잡고 기어VR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이외에 VR 제품을 선보이는 곳이 많지 않다. 해외 주요 IT기업들은 V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360도 카메라 기술을 앞다투어 확보하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국내 기업과 정부도 VR과 AR에 뒤지지 않기 위한 관심과 기술개발이 필요할 때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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