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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구슬픈 소리, 세계 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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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음대 출신 첫 서울대 교수 마치는 '거문고 명인' 정대석

최근 터키 등 해외서 협연…국악 세계화 전도사로 나서


거문고 구슬픈 소리, 세계 울리겠다 정대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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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음악의 세계에는 1등이라는 게 없어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음악은 무한의 경지로 갈 수가 있고, 그래서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국악계에서 거문고 1인자라 불리는 정대석 서울대 국악과 교수(65ㆍ사진)가 자신을 향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거듭 겸손한 마음을 내보였다. 가야금에 황병기 선생이 있다면 거문고는 정 교수가 최고로 꼽힌다. 9년간의 서울대 교수 생활을 마치고 거문고 연주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그는 28일 거문고와 함께 걸어온 인생과 그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정 교수는 2007년 서울대에 올 당시에도 비(非) 음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단국대 문리대를 졸업한 이후 30여년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KBS국악관현악단 등지에 몸담으며 거문고 연주 외에 수리재와 일출, 갈무리 등 독주곡 작곡 활동도 활발히 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처음 거문고를 만지기 시작해 국립국악원 국악사양성소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음대에 진학하진 못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에 임용됐을 때 나 스스로가 그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길지 않은 교직생활이었지만 저에겐 행운이었고 학교 현장에서 국악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는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그는 전공과목뿐만 아니라 교양과목을 통해 비전공 학생들도 활발하게 만났다. 또 그에게 거문고를 배우고 싶어하는 교수들이 결성한 '지음회'에서 동료 교수 200여명에게 거문고의 매력을 가르쳤다. 그의 연구실 한쪽에는 법대 교수였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년간 그에게 배운 감사의 표시로 선물한 글귀 '금운세심(琴韻洗心, 거문고의 소리가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이 걸려 있다.


국악의 확산을 꿈꾸는 그답게 학교에서 가장 기억이 남은 일로 몇 년 전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처음으로 서양음악 대신 국악으로 연주한 것을 꼽았다. 정 교수는 "국가나 학교 행사에서 우리 음악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 학과장으로 있을 때 꼭 (국악 연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학위수여식에서도 계속됐으면 좋았을 텐데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거문고의 매력에 대해 "술대를 쥐고 쳐나가며 굵은 줄과 가는 줄이 섞여 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악기는 거문고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화성으로 이뤄진 서양음악과 달리 선율로 호소하는 국악과 거문고 연주는 우리 정서에 더욱 친밀하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슬로베니아와 터키 등지에서 협연했고 이탈리아에서도 작업을 준비하는 등 거문고의 세계화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그의 연구실 달력에는 독주회 협연과 연주 계획, 작곡과 봉사 등 내년 일정이 벌써부터 빼곡하게 적혀 있다.


그는 "가야금은 일본과 중국에 비슷한 악기가 있어 비교적 많이 알려졌지만 세계 유일의 악기인 거문고는 아는 이가 많지 않아서 되도록 많은 외국인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음악은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이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 음악을 더 예술성 있고 재밌게 만드는 것이 내게 남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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