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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백기사?…삼성 '500만주' 묘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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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까지 지분 처분하라는 공정위, 삼성의 선택지는?


블록딜·백기사?…삼성 '500만주' 묘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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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라고 주문한 데 대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달까지는 "잘 모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가 이달 들어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며 입장이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삼성그룹만 바빠졌다.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질 경우 6개월 이내에 이를 해소해야 하는데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지난 9월 2일부터 적용할 경우 내년 2월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를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2개월 동안에 무려 500만주를 시장에 내 놓을 경우 주식시장의 혼란과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삼성은 "공정위의 법적 판단은 존중한다"면서도 "기간은 유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단 자체가 늦어졌던 만큼 삼성에 제시한 처분 시한을 연장하는 게 맞다"며 말했다.

◆11월까지 '잘 모르겠다', 12월에 돌연 '2월까지 해소하라'=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 9월 1일 합병했고 9월 2일 신설법인 등기를 마쳤다. 당시 합병으로 인해 삼성그룹이 갖고 있던 총 10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가 사라졌지만 기존 순환출자 고리에 없던 구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인해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는 지적은 처음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11월까지 공정위는 삼성의 순환출자 강화를 놓고 판단을 유보해오다가 이번에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삼성이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첫 적용 사례인 만큼 세부적인 법 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다 보니 발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삼성에 순환출자가 강화된 시점으로부터 6개월 안에 이를 해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월 초 이전, 2월 말까지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약 7300억원)를 처분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삼성그룹에는 지분 처분 시한이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시장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다. 28일 삼성물산의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 때문이다. 2개월을 남겨둔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블록딜(대량 매매) 방식으로 시장에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500만 주를 내놓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는 오버행 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든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주주들은 물론 시장의 피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도 수긍이 가지만 기업 입장과 시장에 미치는 현실적인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행정적인 판단이 4개월간 늦어지면 기업에서 움직이는 시간은 6개월 가까이 늦어지는데 이런 상황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 또 다시 '백기사' 찾아 나서나= 삼성이 블록딜로 인한 오버행 이슈를 막기 위해선 또 다시 '백기사'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시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막기 위해 KCC가 백기사로 나선 전례가 있다. 때문에 KCC가 다시 백기사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 관련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가들도 물망에 오른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조차 하지 않았지만 삼성 입장에선 발등에 떨어질 불인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을 인수하는 것도 방법중 하나다. 하지만 이 방법의 경우 그룹 전체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려는 삼성 입장에선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현재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1.19%에 달하는 만큼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 2.6%를 외부에 매각한다 해도 지배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삼성그룹의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가진 자금을 동원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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