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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한 ‘안철수 신당비전’ 첨삭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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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오늘 발표한 ‘안철수 신당비전’ 첨삭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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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안의원은 많은 생각을 한 끝에, 새롭게 출범할 당의 비전을 정리해왔을 것입니다. 최근 한 보수신문이 1면에다, 안의원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면서 강철수, 독(毒)철수, 쾌(快)철수라는 유쾌한 닉네임을 소개한 바 있고, 안의원이 빠져나온 새정치연합은 리더십 와해 위기와 탈당 기류 등 만만찮은 소용돌이에 휘말린 형국인지라, 새롭게 나아가려는 신당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알게모르게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의 신당 기조(基調) 발표는, 정치인 안철수가 내놓을 경쟁력있는 정치철학과, 새로 생길 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가치’의 프리젠테이션이었을 것입니다. 저 또한 3년전 대선 이전의 안철수신드롬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으로 ‘달라진 안철수’가 어떤 말을 할까 슬그머니 관심을 키워왔던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멋진 말씀을 많이 하셨기에, 그중에서 더 멋진 말을 굳이 발췌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래도 좀 정리한다면 핵심적인 정치 어젠다는 공정성장, 교육변화, 격차해소, 한미동맹에 기반한 글로벌 외교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공정성장은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는 것이고, 교육변화는 창의인재를 키우기 위한 방향으로 교육을 바꾸는 것이고, 격차해소는 대기업의 과도한 지배력 증대와 반칙을 막는 것이고, 외교는 안정감을 유지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으로 여겨졌습니다.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차근차근 진행해나가야 한다는 말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안의원은 국가적인 과제를 푸는데 최고의 인재를 제대로 찾아서 쓰지 않는 현 정부를 비판했고 관치경제로는 21세기 경제의 활력과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 정치행위의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강조를 하였습니다. 소통은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면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무시하지 않고 묵살하지 않고 경청하는 것에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감과 소통, 참여와 개방, 연대와 협치가 정치의 중심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런 협치의 정치로 고령화, 양극화, 저출산, 신성장동력, 청년일자리 등의 당면한 국가적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리더십, 새로운 방식,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며 젊은 인재의 상상력이 대한민국을 구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하며 다음세대를 위해 담대한 변화를 시작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저는 이런 말씀을 들으면서, 안철수의원이 별로 변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의 큰 틀을 읽어내는 힘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국민을 설득할 로직을 들고 오지 못했습니다. 원론적인 아름다운 가치를 반복했을 뿐이며, 멋있지만 정치인들에게서 자주 들어온 구호성 멘트들만 나열했을 뿐이며, 최소한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했던 멋지고 감미로운 구호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경제민주화나 중기대통령, 증세없는 서민복지, 무상보육과 같은, 책임지기는 어렵지만 선명하기는 한 ’약속‘도 없었습니다. 다만 학생들을 모아놓고 강연하는 것같은 원론적인 뜬구름들을 잡은 것일 뿐입니다. 아아, 어찌 저렇게 밖에 못하나? 듣는 내내 답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거기 강철수, 독철수, 쾌철수가 어디 있는지 좀 찾아주십시오.

그래서 몹시 갈증 나는 사람이 스스로 샘을 파는 격으로, 오늘 안의원이 밝혔어야할 창당 비전을 대신 밝혀보고자 합니다. 저는 정치를 안의원보다 더 모르는 사람이고, 그야말로 일개 국민일 뿐이니, 그저 들을 구석이 있으면 들어주시고 아니면 일소에 붙이셔도 상관없을 것입니다. 자아, 시작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저는 오늘을 이 나라의 정치를 새롭게 바꾸는 첫날로 삼고자 합니다. 앞서, 왜 이 나라의 정치를 바꿔야 하는지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얼마전 야당인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하였습니다. 제가 당명을 지어 만든 당을 떨치고 나온 까닭을 많은 국민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새정치연합에서는 새정치가 불가능해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새정연은 세 가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저는 3불가론이라 하겠습니다. 첫째, 대통합이 불가능합니다. 전직대통령을 추앙하는 이들끼리 계파를 형성하여 정치철학도 정치적 대의도 없는 소모적 공방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혁파하여 대결집을 이뤄내지 않으면 야당은 존재하기도 어렵고 제 기능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둘째는 리더십의 작동이 불가능합니다. 한 계파의 ‘보스’이기도 한 당대표가 당내 파벌들을 포용하고 설득하는 문제부터 막히어 전혀 당의 길을 제시할 여력을 지니고 있지 못한 상황이 오래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그래서 총선 승리 전략이 불가능합니다. 선거에서 이길 방략도 없는 정당이 어떻게 비전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신당을 시작하려는 뜻은, 또 하나의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야 말로 구당(救黨)의 길이라고 생각하며, 이것 밖에는 벼랑 위에 선 야당을 구할 길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야당을 구하는 길은, 신당에서 이 땅의 정치가 가야할 진정한 길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뜻도 생각도 다른 사람들끼리 정치흥정으로 세력이나 확장하고자 하는 구태를 재연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야당이든 여당이든 아니면 당 바깥이든 저의 새로운 정치 생각과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찾아온다면 두 팔을 벌려 환영할 것입니다. 큰 뜻 아래 우리는 힘을 합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새로운 정당의 비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당은 무엇을 가치로 두느냐. 국민 여러분. 저는 21세기 글로벌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치를 새롭게 설계하고자 합니다. 20세기에 우리의 선배들은 산업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많은 것을 이뤘고, 우리는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세기를 맞았습니다. 저 안철수는 청년시절 의사가 될 꿈을 꾸었으나 인터넷시대의 어떤 소명의식으로 백신을 만들었고 거기에서 디지털세상을 위해 조금 ‘다른 의사’가 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 디지털 의사가 우리의 정치를 제대로 고칠 의사가 되고자 하는 바로 마음’이, 제가 보여드리고자 하는 비전의 핵심입니다. 어떻게 정치를 고치고 바꿔 새로운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을 누리도록 할 수 있는가. 이것이 신당의 관심사입니다.


신당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혹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저와 여러분 ‘사이’에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업그레이드 되어야 이 나라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당은 세 가지의 ‘마음’을 심장 속에다 넣어두는 당이 될 것입니다.


첫째는 열린 정신입니다. 세상의 다양한 변화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한국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저력을 키워나가겠습니다. 또 이견들을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하겠습니다. 단절과 불화와 갈등과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포용력 있는 개방정신을 하나의 주축으로 삼겠습니다. 계파와 분열의 정당이 아닌 ‘큰 정치’를 향해 나아가는 정당이 되도록 마음을 열 것입니다. 또 국가의 정당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협치를 해나가는 유럽형의 정치형태를 심어나가는 견인차가 되고자 합니다.


둘째는 작은 정부를 목표로 하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이 나라는 정권을 잡으면 왕처럼 군림하려 하는 후진적 정치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이 권위주의와 한탕주의,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낳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권력과 권한을 줄여야 합니다. 정부가 국민을 지배하고 단속하고 감시하는 나라가 아니라, 민간과 시장의 기능이 잘 살아나도록 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국민들이 저마다 서로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는 작은 정부의 나라로 만들겠습니다.


셋째는 디지털 창의융성입니다. 이제 정치는 미래를 준비하며 미래를 선도하는 국가로 만들기 위한 목표에 주력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먹거리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경제의 기반이 생깁니다. 최고의 디지털 선도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전략을 짜겠습니다.


자, 국민여러분들의 질문이 들립니다. 안철수가 하고자 하는 정치는 뭐지? 안철수가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뭐지? 예. 바로 열린 정치와 작은 정부, 그리고 디지털 창의 리더국가입니다. 갈등의 정치시스템을 바꾸고 소모적이고 관료적인 국가시스템을 바꾸고 그리고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을 어찌 한 사람이 할 수 있겠습니까. 당은 바로 국민의 마음이 뭉친 집단이며 국민의 비전이 함께 한 대표선수입니다.


리더 하나가, 혹은 정당 하나가, 혹은 하나의 정권이, 이 나라를 모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그런 약속을 하고 낙원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거짓말쟁이일 것입니다. 우선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만드는 것부터 주력할 것입니다.


20세기의 산업사회가 만들어놓은 좋은 가치들을 우리는 더욱 귀하게 여기는 ‘합리적 보수’와 21세기의 디지털사회가 나아가야할 새로운 가치들을 제대로 수용하는 ‘열린 정신’이 우리의 상식입니다. 그래서 우리 당은 ‘열린 보수’를 기치로 합니다. 우린 전시대의 이념 논쟁을 벗고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해나가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교육, 경제, 복지, 통일, 외교, 문화 등 각 분야의 정책들은 저 열린 보수의 정당 가치에 따라, 이 나라의 다양하고 훌륭한 수많은 전문가들의 비전과 지혜로써 새롭고 힘있게 짜여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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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오늘 이 새로운 정당이, 지리멸렬로 치닫고 있는 20세기형 정치를 마감하고 한 나라의 미래를 여는 큰 걸음을 내딛도록 힘을 실어주십시오. 여러분들은 21세기의 사람이며 21세기의 정치를 숨쉴 권리가 있는 분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밝히셨더라면 차라리 안철수답지 않았을지요. 답답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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