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연구원에 이어 경기도 건설국이 경기도의회의 '괘씸죄 덫'에 걸렸다.
도의회는 지난 21일 경기도 건설국의 내년 예산 490억원을 돌연(?) 삭감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상임위(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한 예산이 삭감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담당 국장이 도의회 예산안 심사가 끝나기 전에 해외 출장을 떠났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도의회 예결위 한 의원은 "지난 21일 예결위 예산안조정 소위원회에서 마지막으로 간부 공무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돼 있었는데 부하직원에게 맡기고 해외 출장을 간 것은 도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모 건설국장은 지난 19일 '저비용 도로확충 및 지속적 유지관리 대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스페인 출장길에 올랐다. 송 국장은 오는 25일 귀국한다.
이번 논란으로 삭감 대상에 오른 사업은 ▲남양주 오남~남양주 수동(70억→20억원) ▲동두천 상패~연천 청산(150억→100억원) ▲파주 설마~양주 고읍(150억→70억원) ▲파주 적성~연천 두일(50억→0원) ▲화성 남양~남양주 수동(70억→30억원) ▶용인~용인 남사(70억→30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도 건설국 관계자는 "건설국 소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에서 통과됐는데,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일부 사업에 대해 계수조정 등 (삭감)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상황에서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달 27일 경기연구원의 2016년도 예산 130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임해규 원장을 포함한 연구원 간부진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임 원장 등 간부들은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된 경기연구원 예산 심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배수문 기재위원장은(새정치민주연합ㆍ과천)은 "도의회 개원 이래 이런 일은 없었다"며 "예산안 처리를 요청한 집행부가 아무런 사전 설명과 동의 없이 자리를 비울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비판했다.
이 일은 경기연구원 '내홍'으로 번졌다. 경기연구원 이모 본부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던졌고, 임 원장은 만류하는 촌극을 빚었다. 경기연구원은 내년 예산안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문을 닫아야한다.
한편, 도의회는 23일 오후 4시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내년 예산안 31조원을 의결하기 위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연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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