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130억원의 내년 예산 전액 삭감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경기연구원이 심각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차제에 경기도의 경기연구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연구원 이모 본부장이 내년도 예산 130억5000만원 전액 삭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해규 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임 원장은 즉각 사의를 반려하고, 후유증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7~28일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경기연구원에 대한 '2016년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ㆍ세출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날 예산심의에 참석해 내년 예산을 설명하고 의원들을 설득해야 할 임해규 원장 등 경기연구원 간부들이 심의 도중 자리를 비운 게 화근이었다. 임 원장 등 간부들은 기재위가 이날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1시10분까지 예산을 심의하는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배수문(새정치민주연합ㆍ과천) 의원은 "도의회 개원 이래 이런 일은 없었다"며 "예산안 처리를 요청한 집행부가 아무런 사전 설명과 동의 없이 자리를 비울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경기연구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도 기획조정실에 대한 질타도 나오고 있다.
도의회 임두순(새누리ㆍ남양주4) 의원은 지난 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총괄질의에서 "경기연구원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 행정이랑 연구가 분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경기연구원은 연구하는 박사랑, 행정하는 사무처랑 업무분장 확실히 해야 이런 일 안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기획조정실에서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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