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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조항 뺀 항저우의 조건, 홍명보 잡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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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조항 뺀 항저우의 조건, 홍명보 잡을 만했다 홍명보 항저우 그린타운FC 감독 / 사진= 항저우 그린타운F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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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그럴 만했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 FC가 홍명보 감독(46)에 제시한 조건들을 살펴보면 왜 홍 감독이 항저우행을 택했는지 금방 이해가 갔다.

홍명보 감독은 11월 16일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을 이끈 이후 미국에 있던 홍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구계로 복귀를 노렸다. 프로팀 감독이 유력했던 상황에서 홍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조건과 환경"이었다. 그는 "여러 내용들을 책상 위에 두고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17일 홍 감독의 항저우행이 공식화됐다. 항저우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명보 감독의 사령탑 부임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한국과 일본이 아닌 중국이어서 결정의 배경에 대해 주변에서는 궁금증이 있었다.

22일 자선경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홍명보 감독은 자세한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항저우는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조건들을 제시했다. 독소조항을 뺀 것은 이례적이었다. 중국 슈퍼리그로의 이적이 활발해지면서 협상에서 중국은 독소조항을 꼭 넣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 내용이었다. 법률관계에서 때로 독소조항은 계약의 공정성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하지만 항저우는 홍명보 감독과의 협상에서 독소조항을 뺐다. 팀을 이끌면서 어떠한 제약이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홍 감독도 여기에 마음이 끌렸다. 그는 "서로 생각이 잘 맞았다. 아무래도 항저우측이 독소조항을 뺀 것만 봐도 나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의외로 항저우가 원한 것은 성적보다 시스템이었다고 홍 감독은 설명했다. 자신의 철학과 잘 맞았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항저우는 중국에서 그래도 합리적인 편인 구단이다. 일본 코치진들도 유스팀에 많고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나쁘지 않다"면서 "유스 선수들이 발전시키면서 주전으로 뛸 수 있게 하기를 원한다. 나 역시 청소년대표팀 등을 이끌면서 어린 선수들을 키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성적을 내는 것 이상으로 기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항저우는 지난 시즌 슈퍼리그에서 11위(8승 9무 13패)를 기록했다. 강등권과 승점차(2점)가 크지 않은 하위권에 속했다. 항저우측은 홍명보 감독에게 다음 시즌에 강등만 면해 달라고 했지만 그래도 홍명보 감독은 "중위권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지난 시즌보다는 잘해야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일부 계획도 밝혔다. 한국 선수의 영입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열어뒀다. 코치진 구성도 아직이다. 내년 1월초에 중국으로 가서 팀을 이끌 구상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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