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모 철회ㆍ수익률 부진 영향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공모주 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공모주 펀드에서도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21일 기준) 사이 공모주 펀드에서는 자금이 약 1110억원 가까이 유출됐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414억원이, 하루 사이에는 약 57억원이 빠져나가며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공모주 펀드는 최근 1개월 사이 41개 테마펀드 중에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공모주 펀드의 뒤를 이어 자금이 많이 유출된 인컴펀드에서 373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약 3배 많은 액수다.
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는 사이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증권투자신탁 2(채권혼합)로 약 173억원이 빠져나갔다. 흥국운용의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에서 약 163억원, 유진자산운용의 유진챔피언공모주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에서 약 155억원이 빠져나가며 뒤를 이었다. 트러스톤운용의 트러스톤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에서도 약 140억원이 빠졌다.
이처럼 공모주펀드에서 돈이 빠지고 있는 것은 수익률이 부진해서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증권투자신탁 2(채권혼합)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0.20%, 유진자산운용의 유진챔피언공모주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은 -0.22%로, 같은 기간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0.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성원 트러스톤운용 부사장은 "올해 공모주 시장은 시장 자체에 거품이 많아 공모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채로 형성된 경향이 있었고, 이로 인해 IPO 시장 자체가 위축된 면이 있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도 작년만큼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의 잇단 공모 철회도 공모주 펀드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게 한 요인이다.
지난달 13일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로 유명한 태진인터내셔날이 상장을 철회한데 이어 중국기업으로는 4년 만에 한국 증시 입성에 도전한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팬젠, 코스피 상장을 노린 KIS정보통신 등이 줄이어 철회신고를 공시했다.
삼양옵틱스와 큐리언트도 수요예측 실패를 이유로 상장 철회신고서를 냈고 이달 들어서는 지난 4일 희귀난치성질환치료제 전문기업 안트로젠이 코스닥 상장계획을 접었다. 지난 7일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업체 서울바이오시스가 코스피 상장을 취소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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