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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조선업]"IMF 때보다 더해"…직격탄 맞은 거제(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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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수는 커녕 이런 불경기는 처음" 식당가는 점심에도 썰렁
조선소에는 생존을 위한 치열함도 공존
대우조선해양 초대형 LNG선 건조에 사활 공기 단축해 원가 절감에 총력


[기로에 선 조선업]"IMF 때보다 더해"…직격탄 맞은 거제(르포)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 LNG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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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점심 시간인데도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다. 주인은 무료한 듯 하품만 쏟아냈다. 거제시 장승포동에 자리잡은 청포횟집은 불황의 일격을 피하지 못했다. 다른 가게들도 마찬가지였다. 찬바람만 분주하게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거리는 을씨년스러웠다. 21일 만난 최병호씨(57)는 "30년 넘게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루 종일 가게 문을 열어놔도 10만~20만원 매출을 올리기 어려워요. 임대료는 커녕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하죠. 우리 아들이 조선소에 다니는데 야근이나 주말 출근을 안 해 수당도 없어요. 조선소 직원들이 돈을 안 쓰니 식당들이 배겨나겠어요."

옥포동 중앙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원일식씨(64)도 "연말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한때는 '거제도 사람은 주머니에 수십 만원씩 넣어다닌다'고 말하던 때도 있었다. 이곳 사람들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연 4만 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다 지난 얘기다. 지금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2008년 금융위기보다도 더 어렵다고 그들은 입을 모은다.


거제도를 먹여살렸던 조선업이 좌초하면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4조3000억원,1조5300억원 적자를 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만난 김모 씨는 "기본급은 동결, 성과급은 줄어들 것이 분명한데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치열함도 버리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옥포 조선소 상선건조구역에는 가로 295m, 세로 26.5m, 폭 47m에 달하는 4척의 초대형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줄지어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이 위기 타개책으로 꼽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들이다. 대당 2200여억원, 마진율은 5~10%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48척의 LNG운반선을 더 만들어야 한다.


건조 중인 LNG운반선에는 150여명의 직원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하루에 쓰는 LNG량의 70%에 달하는 7만7000톤의 LNG가 4개 탱크에 나뉘어 실린다. 탱크 안에선 영하 163도를 유지해 LNG가스를 액체 상태로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단열작업이 한창이었다.


LNG선박 건조를 총괄하는 송하동 선박CM1부 부장은 "고부가가치 초대형LNG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건조 기간을 단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안벽(배를 육지에 묶어두는 장소) 건조 기간을 8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작업을 올해 처음 성공시켰고 내년부터 공기 단축을 통해 원가 절감 효과를 본격적으로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커피 한 잔을 급히 들이킨 그는 다시 건조 현장으로 향했다. 그의 등 뒤로 현수막이 바닷바람에 펄럭였다. 얼마 전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직원들의 이름과 함께 '선배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글귀가, 현수막에 새겨져 있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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