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앞으로 단순한 본인 확인 등 반드시 주민번호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에서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된다. 또 주민번호를 보관할 경우에는 반드시 암호화해야 한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재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42개 대통령령의 주민번호 수집 근거를 폐지토록 의결했다.
이에따라 불필요한 주민번호 수집이 차단되고 관련 서식에서도 주민번호 기재란이 삭제되거나 생년월일 표기만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는 이에 근거해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주민번호 수집 근거법령을 정비하고, 개인정보보호위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주민번호 수집 근거법령을 엄격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법령에 근거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주민번호 수집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렇게 되자 정부 각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비교적 개정이 쉬운 하위 법령(시행령·시행규칙)에 근거를 마련해 놓고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실제 시행령과 시행규칙상 주민번호 수집 근거는 2013년 866건에서 지난해 1114건, 올해 1272건으로 3년새 400여개나 늘어나는 등 주민번호 수집근거 법령의 91%가 개정이 용이한 시행령·시행규칙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행자부는 이들 하위법령을 우선 정비하기 위해 주민번호 수집 근거법령 일제 정비 계획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보고한 바 있다.
이와함께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주민번호 보관 시의 암호화 의무적용 대상과 시기, 개인정보 수집 동의 서식 개선, 전문기관 기능 조정에 관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에따라 주민번호를 전자적으로 보관하는 경우 보관규모가 100만명 미만이면 내년 말까지, 100만명 이상이면 2017년 말까지 의무적으로 암호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암호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된다.
또 사업자 등이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동의를 받을 경우 정보주체가 동의여부를 선택할 수 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의 글자 크기나 색깔 등을 통해 구분·표시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수행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 업무는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 통합된다.
정윤기 행정자치부 전자정부국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인권 보장의 첫 단추인 만큼 업무의 효율성만 생각하여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쉽게 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주민번호를 최소한으로 이용하고, 보관 중인 주민번호를 조속히 암호화하는 등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정부와 민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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