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유치경쟁 치열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111조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부터 퇴직금제에서 퇴직연금제로 단계적으로 변함에 따라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3년 4분기 84조2996억원 이후 80조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07조658억원을 기록하면서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분기 말(9월 말)에는 111조186억원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퇴직연금에 대한 지점평가 배점을 2배로 늘려 직원들의 유치를 독려했다. 지난달 27일 지점평가에 쓰이는 KPI(핵심성과지표) 평가배점과 관련, 기존 100점에서 최대 120점까지 퇴직연금에 대한 특별가점을 배정했다. 이어 이달 8일에는 퇴직연금 특별가점폭을 늘려 최고 200점까지 받을 수 있도록 기준점수를 변경했다.
신한은행은 목표 대비 달성율이 미진해 퇴직연금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퇴직연금 수요가 연말에 몰리는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말마다 하는 캠페인인데, 목표 달성율과 기업 수요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업자 중 최초로 '퇴직연금 계약서류 간소화' 제도를 지난달 도입했다. 퇴직연금 계약서류 통합을 통해 서명란을 축소하고, 계약서 교부절차를 개선한 것이다. 퇴직연금상품 중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의 경우 계약서 작성시 고객 서명횟수를 24회에서 3회로, 개인형퇴직연금(IRP)은 16회에서 2회로 대폭 줄였다.
KB국민은행은 내부 담당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의 가입기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외부 가입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아카데미'를 운영해 실무처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해설, 자산관리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부서내에 있는 퇴직연금 전문마케터, 공인노무사, 세무사, 계리사를 활용해 가입자교육 내용에 재테크, 세테크 노하우를 같이 전달한다. 이를 통해 지점에서 이미 거래중이나 퇴직연금제도가 없는 업체를 대상으로 숨겨진 고객찾기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 퇴직연금 도입시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역 밀착형 추진전략을 통해 지난 9월 A 공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확정기여형(DC) 추진 과정에서 37개 퇴직연금사업자 중 가입자 유치율 1위를 달성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 9월말 자산관리계약기준 신한은행이 11조3953억원(시장점유율 10.3%)으로 은행권 1위다. 이어 KB국민은행 10조6854억원(9.6%), 우리은행 10조4222억원(9.4%), KEB하나은행 8조1618억원(7.35%), NH농협은행 6조1510억원(5.5%) 순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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