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미국의 '코믹스', 일본의 '망가'는 세계 만화산업을 상징하는 공용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한국의 '웹툰'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웹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만화를 표현하는 웹툰은 아직 해외에서는 낯선 개념이다.
지난 18일 지난 2006년9월부터 네이버에 연재된 조석 작가의 개그 웹툰 '마음의 소리'가 연재 1000화를 달성해 화제가 됐다. 조석의 웹툰은 중국어로 번역돼 소개되면서 중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본사 건물의 외벽 조명을 사용해 '마음의 소리 1000' 문구를 수놓아 웹툰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던져줬다. 웹툰이 태어난 지 불과 10년 정도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끼친 영향력은 파괴력이 있다는 반증의 한 사례다.
지난 10년간 웹툰으로 표현된 작품 수는 5700여 편에 달한다. 작가 수도 46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마디로 '웹툰 전성시대'이다. 대본소 만화에 의존해 영세성을 면치 못했던 국내 만화 시장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양적 성장을 이룬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은 이미 생활 밀착형으로 진화한 지 오래다. 웹툰 이용자의 설문 조사 결과 일주일 동안 웹툰은 2편~5편 정도 보는 경우가 38.6%이며 6편~10편을 보는 경우는 17.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웹툰을 보는 이용자는 36.2%에 달했으며 2~3일에 한번은 꼭 웹툰을 보는 사용자도 31.7%였다. 하루에 웹툰 1편~3편을 보는 경우가 전체의 62.4%를 차지할 만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웹툰 이용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웹툰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네트워크가 발달됨에 따라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짧은 형태의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 만화들이 시발점이었다. 독자들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시점은 스타 작가 중 1명인 강풀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단발적인 만화 소재에서 벗어나 서사적으로 스토리를 입힌 강풀의 '순정만화'는 웹툰의 불씨를 당기는 역할을 담당했다.
웹툰이 산업적으로 의미있는 성장을 하기까지에는 포털의 역할이 지대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들이 웹툰 시장의 잠재력을 깨닫고 치열한 작가 영입 경쟁에 나서면서 웹툰 시장은 한 단계 성장의 원동력을 얻었다.
정해진 분량을 일정 기간에 연재하는 시스템과 작가 발굴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경쟁 포털이 다루지 않는 틈새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한 것이다.
웹툰을 다루는 기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입체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0세대 모델
기존 대본소나 신문, 잡지 등에 연재된 만화를 그대로 스캔해서 올린 초기 모델. 만화책을 가로로 펼친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원시적인 형태의 디지털 만화 형태를 말한다.
◆1세대 웹툰
온라인 형식에 맞춰 기획부터 스크롤을 내리면서 감상할 수 있는 연출 방식을 도입해 출판 만화와 다른 형식을 도입한 모델. 칸의 구성과 표현 등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장점을 보여 영화적 몰입도를 가져오는 효과를 가져왔다.
'에세이툰' '일상툰'이라는 명칭으로 '스노우캣', '마린블루스'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2004년 강풀 작가가 미디어 다음에 발표한 '순정만화'는 세로 스크롤 만화에 드라마적 스토리를 도입한 최초 기법을 도입하는 한편, 포털 사이트를 통한 정기적인 연재의 물꼬를 튼다.
◆2세대 웹툰
스크롤 방식의 웹툰에 특수 효과와 사운드 등이 삽입되는 입체적인 첨단 기법이 도입된 모델. 웹툰의 2D에서 3D로 진화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 특별 기획으로 선 보인 호랑 작가의 '봉천동 귀신', '옥수역 귀신'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보이지 않는 뒷면을 360도 회전하는 입체 효과는 물론 이용자의 시선에 따라 특정 화면이나 사운드가 나타나도록 프로그래밍된 화면으로 구성돼 극적인 효과를 노렸다.
◆3세대 웹툰
기존 웹툰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모델. 스마트폰의 터치 효과를 통해 컷 전환이나 애니메이션 효과, 사운드 등 이펙트 효과, 진동 효과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말 그대로 '3세대' 웹툰 유형이다.
움직이는 만화라는 개념이 담긴 3세대 웹툰은 카카오의 '0.0MHz'가 '무빙툰', 곰툰의 '전설의 주목', '글로리힐'이 '모션 코믹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사례들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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