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이 독일 근로자의 평균시간보다 753시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번째로 장기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공개한 '근로시간 지표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는 독일의 근로시간 1371시간보다 753시간 많은 것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국의 근로자의 경우 독일의 근로자에 비해 한달 내내(24시간 × 31일) 일을 더하는 것이다.
한국의 장시간 근로시간은 OECD 전체 평균이 1770시간이라는 점에서도 재확인된다. 한국의 근로시간은 OECD 평균에 비해 354시간 길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멕시코(2228시간) 한 곳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고용의 질에 따라 근로시간도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규직의 경우 한달 평균 177.7시간을 일하는 반면 파견·근로용역자의 경우 183시간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에도 178시간으로 조사됐다. 상당수 비정규직의 경우 고용의 질이 나쁘고 급여에서도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으면서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비정규직 중 파견·용역근로자와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정규직보다 오히려 길다"며 "이들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단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일·가정 양립지원을 위해서 뿐 아니라 고용창출이라는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 전향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근로시간 단축할 경우 일자리가 대거 만들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주당 총 근로시간을 60시간(특례업종 제외)으로 하면 연간 3만3000~6만7000명의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진다. 더욱이 52시간으로(특례업종 제외) 낮출 경우에는 11만2000명~ 19만3000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예 특례업종까지 모두 52시간 이내로 근로시간을 제한할 경우에는 최대 27만명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연구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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