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17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안철수 의원의 지난 13일 탈당 이후 첫 후속 탈당이다. 아래는 문 의원과 유 의원, 황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 전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며
지는 길을 따라가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희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 야권의 대통합과 대혁신, 승리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런 뜻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 야권을 재편하겠습니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총선은 물론 특히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야당이 이기지 못하면,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정과 오만, 불통과 무능을 심판할 수 없게 됩니다. 새누리당 정권이 만들어놓은 청년실업과 노인빈곤, 망국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막을 수 없고, 세월호 진상규명도 불가능하며, 국민의 고통은 끝없이 확대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정세인식은 안이하기만 합니다. 거듭되는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반성도, 책임도, 대책도 없습니다. 자기만 옳다는 아집과 계파패권에 눈이 어두워,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위기 돌파를 위해, 전 당원과 지지자들의 총의를 묻자는 ‘혁신전당대회’는 거부되었습니다.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정치가 필요하다, 야권대통합을 해야 이길 수 있다는 충언은 무시되었습니다. 낡은 진보를 극복해야 이길 수 있다는 고언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더 혁신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야권대통합을 이루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당내 기득권세력과 현실안주세력의 벽을 극복하기에는 저희들의 힘이 부족했습니다. 통렬히 반성하며,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렇다고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에 남아 무기력하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는 무책임한 것이고,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은 죽을 때 죽더라도, 끝까지 희망과 대안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사즉생(死則生) 즉, ‘죽고자해야 비로소 살 수 있다’는 각오로 희망과 대안을 찾고자 합니다.
야권이 새누리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지지기반을 넓혀야 합니다. 저희는 계파패권이 만들어놓은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층은 물론, 중간층까지 지지를 확대할 것입니다. 야권의 지지기반을 확장함과 동시에 모든 야권의 대단결과 대통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치의 대혁신이 필요합니다. 민주화 이후 30년이 가까워오는데도, 한국정치는 여전히 낡은 진영싸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으로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는데도, 정치권은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정치의 중심의제로 만들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재벌비호 보수정치에 단호히 맞서는 한편, 기존 야권의 낡은 운동권 정치와도 단호히 결별할 것입니다. 민생정책으로 새누리당과 경쟁해서 이기겠습니다. 서민과 약자의 아픔을 보듬고,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하고,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재도약시키겠습니다.
잠시 분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일 뿐입니다. 저희는 더 큰 단결을 만들어내겠습니다. 더 큰 혁신을 만들어내겠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뤄내겠습니다.
이 길이 가시밭길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어둠을 헤치고 새벽을 열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기꺼이 그 길을 가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고단한 삶에 희망을 드리고, 승리의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고, 아낌없는 질책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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