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되면서 당분간 남북관계는 냉각국면이 불가피하게 됐다.
남북은 지난 11~12일 이틀간 개성공단에서 갖은 차관급 당국회담에서 회담 의제에 대한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차기 회담 일정도 정하지 못한채 헤어졌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회담이 결렬된 후 개성 현지 브리핑에서 "북측은 금강산관광 문제 집중 제기하면서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시켜 동시 추진, 동시 이행을 주장하고,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합의를 우선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황 차관은 "우리 측은 이산가족과 금강산 관광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설명했지만 북측은 '남측이 관광 재개에 의지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회담 종료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신변안전, 재발방지, 사업자의 사업권 보호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측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내년) 3월 내지 4월에 재개하면 이산가족 상봉도 할 수 있다"며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먼저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지속 주장했다.
북한이 이처럼 금강산관광 재개를 주장하는 것은 금강산관광이 달러 획득 창구이기 때문이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 중단때까지 공식 집계된 관광객만 총 193만명이 넘는다. 공식 입장료만 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관광객이 현지에서 쓰는 경비와 기념품 구입비 등을 합하면 북한은 최소 10억달러의 관광 수입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회담 전에도 북한이 제기할 핵심의제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확실시됐지만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더욱 확인된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별도로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관광 재개를 우선 확약하라고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카드인데도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와 별개로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매우 비전략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1월 말에 가서야 적십자회담과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을 통해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 여전히 논의하고 싶지 않다는 한국 정부의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정부가 어렵게 성사된 남북당국회담에서도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북한이 앞으로 다시 당국회담의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한 이번 회담의 결렬로 당북간 남북관계는 당분간 다시 경색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내년에 집권 4년차를 맞는 박근혜정부의 남북관계 성과에 대한 필요성과 내년 5월 7차 당대회를 앞둔 북한의 대외관계 안정화 필요성이 있어 동면(冬眠)기가 지나면 회담 재개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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