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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심사 따져보니]②올해도 어김없는 예결위 '쪽지예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올해 예산 심사에도 어김없이 '쪽지예산' 등장했다. 여야의 정쟁으로 국회 상임위가 마비된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의 과정중 다수의 사업이 새롭게 편성됐다. 대다수가 여야 실세를 포함한 국회의원들과 일부 부처의 입김이 작용한 쪽지예산이다. 매년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지역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관례이지만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자기 지역을 챙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경제가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2016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총 31건 363억 6900만원의 쪽지예산이 확인됐다. 예산과 기금에서 각각 144억400만원(16건), 219억6500만원(15건)으로 파악됐다. 이 쪽지예산들은 예산소위에 올라가기 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항목들이다. 정부와 상임위가 요청하지 않은 예산들이 예산소위 심사 과정서 새로 생겨난 것이다. 대부분 여야 의원들과 부처들이 찔러 넣은 쪽지예산이다.

규모가 가장 큰 항목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다목적 체육센터 건립 100억원이다. 울산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은 현재 진행 중인 예비 타당성 조사가 통과되지 않았지만 35억원의 실시설계비 등이 먼저 책정됐다. 광주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5대 군(軍)시설 이전사업인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에 15억원이 배정됐다.


도로건설 등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상당수 포함됐다. 인천 송도 아암로(해안도로) 확장공사에도 30억이 책정됐다. 아암로는 차로 불균형에 따른 병목 현상으로 교통 혼잡을 빚어왔다. 또 동이 옥천 고속도로 확장사업(6억4000만원), 인천 남동구 계양구 보행환경 개선사업 (각각 7억5000만원, 10억원), 부산 남구 보행환경 개선사업(10억원) 등도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항목이다.

기금 쪽에서는 파출소 신설 예산이 많았다. 평택 진위파출소와 서탄파출소(각각 4억1400만원, 3억5300만원), 안산 단원경찰서 와동파출소(21억 4800만원) 등이 막판에 신축 예산으로 편성됐다.


지역 특성화 문화 사업도 전남 목포ㆍ신안의 다도해 국제요트대회(5억원), 강원 삼척 이사부 역사문화 창조사업(4억원), 전남 광양 섬진강 뱃길복원 및 수상레저 기반 조성(4억원), 전북 고창 무장읍성 관광거점 사업(4억원) 등이 편성됐다.


여야가 쪽지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정부 부처가 밀어 넣은 예산도 있었다. 기재부의 경우 보조망구축추진단 사업 명목으로 총 7억4400만원을 신규 배정했다.


여야는 2012년 19대 국회를 개원하며 예결 소위의 투명한 운영을 다짐해 왔지만 오히려 수법만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말 그대로 '쪽지' 형태로 전달되었다면 요즘은 카카오톡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지역구 민원이 대세를 이뤘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총회에서 예산과 법안을 연계한 여당에 끌려다녔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예결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다들 카톡으로 자기 지역 예산을 반영해달라면서, 법안 연계는 안 된다고 한 사람들은 없었다. 제가 엿 바꿔 먹은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해 논란이 일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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