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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배임' 곳곳 구멍…법 없는 세상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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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실수해 만든 대체법안도 올스톱
'기촉법' 일몰연장 합의하고도 논의 중단

19대 국회 '배임' 곳곳 구멍…법 없는 세상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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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 2016년 2월. 서울보증보험, 신용보증기금, 건설공제조합 등에 기업 보증 업무 담당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당초 온라인을 통해 발급받은 전자보증서를 서면으로 다시 발급받기 위해서다. 중소기업들은 사무직 인력을 절반을 동원해야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민법 개정안과 전자문서·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의 단면이다. 두 법안은 지난해 정부가 제출해 올 초 국회를 통과,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법을 바로 잡기 위해 발의됐다. 그러나 국회가 정쟁으로 공전하면서 법안 처리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국회와 정부가 실수로 만들어낸 합작품조차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2월 시행되는 법은 모든 보증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보증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온라인 시대에 맞춰 발전해 온 전자보증시스템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더욱이 지금까지 발행된 모든 전자보증서를 서면으로 전환하는 사회적 비용까지 치러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발급된 전자보증서만 해도 1500만여건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김현웅 법무부 차관(현 법무부 장관)과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전자보증은 예외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결 직전 열린 소위에서 강남길 법사위 전문위원이 "(전자보증은) 클릭 한 번으로 보증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서면에 의한 보증만 유효하다"는 논리를 폈다. 여기에 법안심사소위원장인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이 동의하고 소위원들이 침묵하며 법안은 통과됐다.


이처럼 국회의 배임(背任)에 혼란이 예고되는 분야는 또 있다. 올 연말 일몰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대표적이다. 기촉법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통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근거법이다. 정부·여당은 이 법을 상시화해 기업의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이 법의 시대적 사명이 다 했다며 통합도산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일몰을 2년6개월 연장하는 데 잠정합의했다. 기촉법보다 더욱 이해관계가 첨예한 통합도산법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데다 이 상태로 일몰을 맞을 경우 다수의 기업의 법정관리로 내몰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정무위는 지난 2일 예산안 처리 이후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기촉법 일몰까지는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도 우리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발등의 불'이다. 여야가 자당의 유·불리에 치중에 법정시한을 넘긴 사이 예비후보등록일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만약 올 연말까지 여야가 선거구 회정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법정 선거구 자체가 없어지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치신인들은 모든 선거 사무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뿐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밀접한 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하게 바뀌는 주택 임대차시장 상황을 감안해 법정 전월세전환율을 낮추고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지만 법안 처리는 미뤄지고 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멈추고 존엄사를 가능케 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연명의료결정법'도 여전히 국회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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