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모아 부실채권 소각하는 ‘롤링 주빌리 in 광산’착수"
"투게더광산·롤링 주빌리·광산구 3자 협약"
"내년 상반기 ‘금융복지센터’출범"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광주 광산구(구청장 민형배)가 ‘롤링 주빌리 in 광산’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민형배 광산구청장, 제윤경 롤링 주빌리 대표, 강위원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상임이사는 10일 오후 구청 대회의실에서 ‘롤링 주빌리 in 광산’협약서에 서명했다.
롤링 주빌리는 시민과 기업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부실채권을 매입한 후 소각해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하고, 이들이 스스로 일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도록 재무상담과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2012년 미국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가 시작한 빚 탕감 운동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를 광산구가 지역에 도입한 것.
이날 협약식에서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은 부실채권 10억 원 상당을 소각할 수 있는 후원금을 롤링 주빌리에 전달했다.
협약에 따라 앞으로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은 채무취약 계층 발굴 지원, 채무자들의 자립과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에 나서고, 롤링 주빌리는 채무 취약계층의 빚을 조정하고, 채무자들의 상담 및 교육 활동을 맡는다.
광산구는 지역의 49개 대부업체 감독을 강화해 불법적인 채권 추심을 막고, 행정력을 지원해 롤링 주빌리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뒷받침한다.
광산구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 가칭 ‘금융복지센터’를 설치·운영 할 계획이다. ‘금융복지센터’는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 알선과 지원 ▲채무 및 재무관리 상담 및 교육 ▲지역 대부업체 모니터링 등으로 빚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과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는다.
롤링 주빌리는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등에서 보낸 성금으로 은행과 대부업체로부터 부실채권을 원금의 약 5% 가격으로 매입한 후 채권을 소각한다. 이 과정에서 채권자는 롤링 주빌리가 매입한 채권의 7%만 상환하면 빚을 탕감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은 롤링주빌리,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광산구 어느 곳도 특정 채무자의 빚을 소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으로부터 부실채권을 사오는 방식이어서 사전에 누구의 빚을 콕 집어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빚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 많다”며 “롤링 주빌리 사업은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구청장은 “빛 때문에 세상 살기 어려운 분께 희망을 주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종교계, 사회복지 활동가, 주민 300여 명이 협약식을 지켜봐 서민 빚 탕감 사업에 대한 지역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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