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CME와 국내도입 협상
유가변동에 따라 헤지 가능해져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유가 변동에 따라 환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원유선물을 도입한다.
8일 거래소에 따르면 파생상품시장본부는 두바이상업거래소(DME)에 상장된 인수도결제형 오만산 원유선물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DME 대주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협상하고 있다.
협상이 결실을 맺는다면 국제 유가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국내 정유ㆍ화학사에 국제 유가 변동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장치가 생기게 된다. 국내 정유ㆍ화학사의 중동유 수입비중은 85%나 된다.
중동에서 거래되고 있는 원유선물 관련 상품은 DME의 오만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유선물이 유일하다. 이번에 도입하는 상품은 첫번째 달러 표시 상품이 될 전망이다. 다만, 두 거래소의 장 시작 시간이 달라 거래시간은 두 거래소가 각각 다르게 정한다. DME는 24시간 체제로, 한국거래소는 오전9시부터 오후3시15분까지 각각 장이 열린다.
이에 따라 DME는 현행 24시간 체제로 가는 반면, 국내 거래는 낮 동안에만 이뤄질 전망이다.
거래소가 원유 선물을 도입하게 된 것은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에 몸살을 앓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원유 가격의 헤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국제유가가 급락했을 당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정유 빅3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합계는 1조원에 육박했다.
거래소는 CEM와 협상이 마무리되면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 선정할 방침이다. 마켓메이커가 정해지면 협상을 통해 인센티브 수준도 결정한다. 현재 DME에서 마켓메이커 역할을 하는 기업의 경우 매년 16억~17억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유사ㆍ화학사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의 니즈도 고려했다.
김도연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국내 일반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통해 북해산 브랜트유 선물과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을 많이 거래한다"며 "국내 시장을 이용하면 한국말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시차 없이 낮 시간 동안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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