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3만2천명 설문조사… 학부모들 "중학교 의무교육에 타 시도와 형평성 고려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지역 학부모들은 '중학교 무상급식'에 대해 대부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의회가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시행을 강행하고 있는 인천시교육청으로서는 이같은 학부모들의 찬성 의견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인천의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학부모 3만239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7%가 중학교 무상급식에 찬성했다.
중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찬성률은 앞으로 무상급식 대상이 될 수 있는 초등 4∼6학년 학부모(94.8%)가 현재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90.5%)보다 높았다.
학부모들은 '중학교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무상급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3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국적인 형평성'(25.6%)과 '가정경제 부담 감소'(24.%)를 찬성이유로 들었다.
반대 이유로는 '무상급식보다 교육환경 개선이 우선'(30.9%)이라는 의견과 '급식의 질 저하'(30.6%), '예산 낭비'(30.4%)가 비슷하게 나왔다.
현재 중학교 무상급식률은 전국 평균 68.7%이며 인천은 0.3%에 불과해 전국 꼴찌다.
인천에서는 서해5도 지원특별법에 따라 지원을 받는 옹진군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만이 무상급식을 받고 있다.
경기, 광주, 강원, 전남·북, 충남·북, 세종, 제주 등 전국 9개 시·도에선 전체 중학생에 대해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고, 서울은 국제중 등 3개교를 제외한 모든 중학생 (99.6%)이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세종, 강원, 전북, 전남 등은 전체 중학생은 물론 읍·면 지역 고등학교에서도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는 반면 인천은 농어촌지역인 강화군의 중학교조차 무상급식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교육청은 내년에 지역내 전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할 계획으로 내년도 예산 95억원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나머지 절반은 해당 구·군 예산으로 분담하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2차례에 걸쳐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려다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어 이번에도 시의회 통과 여부가 관건이다.
시의회는 인천시와 각 군·구 재정형편을 이유로 현재 초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중학교까지 확대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더욱이 시의회는 올해 강화군 1곳에서조차 시행하려던 것도 반대하며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당시 시의회는 강화군만 시행할 경우 다른 자치구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새누리당 의원이 다수인 시의회는 겉으로는 지자체 재정난을 우려하고 있지만 사실상 당론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의 중학교 무상급식율이 전국 꼴찌인데다 학부모들도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아 내년에는 반드시 관철되길 바란다"며 “인천시가 재정난으로 사업비 지원을 꺼리고 있지만 남동구·남구·동구·강화군은 교육청과 협력해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