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홈페이지에 경영지원부문장 글 올려...청년 단체 "의미있는 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7월 장기아르바이트 근로자들 무더기 해고하면서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쓰게 해 '갑질' 논란을 빚었던 롯데호텔이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에 청년 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롯데호텔은 3일 오후 자사 홈페이지 '채용뉴스' 코너에 경영지원부문장 명의로 '아르바이트 운영 개선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의 계약 종료 과정에서 세심한 노력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은 "당시 퇴직금 지급 과정에서 아르바이트 퇴사자들에게 작성토록 한 '합의서'는 일부 조항이 법적 효력이 없고 당사자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퇴직금 수령 확인서'로 즉시 변경했다"며 "이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르바이트 퇴사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한다. 추후 대면하는 자리 또는 적절한 방법을 통해 위로를 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롯데호텔은 이어 "계약이 종료된 아르바이트 근로자들도 본인의 의사가 있는 경우, 좀더 안정적인 기간제 계약의 형태로 당사에 다시 복귀하여 일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기존에 매일 근로계약서를 쓰던 것을 기간제 계약 형태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롯데호텔은 또 "지속적으로 청년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 및 신규고용 창출에 노력하고, 청년 근로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청년단체들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청년유니온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해 "롯데호텔이 청년 당사자를 비롯한 사회로부터의 문제제기에 책임 있게 응답했다는 점에서 우선적인 의미를 찾는다"며 환영의 입장을 표시했다.
청년유니온은 이어 롯데호텔의 후속조치에 대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변화다. 이러한 조치는 호텔업계 전반에 곧바로 확산되어야 마땅하다.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며 "문제가 생겨도 사과의 말 한 마디를 듣는 것조차 어려운 '몰염치의 사회'에서, 롯데호텔이 적극적으로 당사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일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청년유니온은 또 "롯데호텔은 앞으로 청년 노동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며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의 기업들이 열린 자세로 함께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호텔은 당시 1년 이상 일한 13명의 장기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퇴직금을 주지 않다가 근로자들의 요구로 퇴직금을 뒤늦게 지급하면서 이의 제기 및 부당해고 구제신처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해 논란을 빚었었다. 해고된 아르바이트생들은 20대 대학생ㆍ구직자여서 '청년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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