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 매장 확대 더디거나 폐점 속출…사업모델 다각화 움직임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우후죽순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시장도 갈수록 레드오션화가 되고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사업자들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문을 닫는 점포들도 속출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경우 성장속도가 급격하게 더뎌졌다. 지난 2012년 카페베네는 창업 4년 만에 전국 점포 730개를 달성, 2108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1463억원으로 40% 이상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억원에서 31억원으로 급감했다. 2013년 907개, 2014년 928개로 매장 확대 속도가 더뎌지더니 현재는 폐점 매장(2015년 11월 기준)들이 늘며 900여개의 매장을 유지하고 있다.
100% 직영으로 운영 중인 커피빈도 수익성 악화 매장을 정리하다 보니 매장 확대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2012년 221개, 2013년 224개, 2014년 225개로 2년 동안 단 4개만 증가했고 현재는 매장 수가 소폭 늘어 238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들도 사업모델 다각화로 궤도수정에 나서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커피전문점으로 인한 시장 포화와 저가커피 열풍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최근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는 서브 브랜드로 1000원대의 생과일주스를 판매하는 '주스식스'를 론칭했다. 주스식스의 대표 상품은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의 절반에 못 미치는 1500원짜리 생과일 주스다.
주스식스는 망고식스와 달리 매장 규모, 인력, 제고를 최소화하고 매장 규모는 4~5평에 현장 근무 인력도 평균 1~2명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망고식스 관계자는 "창업자 입장에서는 3000만원대의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단일 매장을 비롯해 숍인숍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도 있다"며 "커피전문점 혹은 카페가 아닌 타 업종 매장에서도 수익다각화를 위해 창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틈새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스에프앤비도 올 5월 새로운 브랜드인 디초콜릿커피앤드를 론칭했다. 디초콜릿커피앤드는 기존에 할리스에프앤비가 운영하고 있는 할리스커피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하며 매장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다. 또한 수제초콜릿, 초콜릿을 활용한 음료 등으로 메뉴에 차별화를 둔 새로운 커피전문점 모델이다.
카페베네도 지난 4월 베이글 전문점이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했다. 카페베네의 '베이글126'은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디저트 메뉴로 판매되는 베이글을 따로 떼어내 대표 메뉴로 선보인다. 9가지 베이글빵과 14가지 크림치즈로 구성해 이를 조합하면 모두 126종류의 베이글을 맛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베이글126으로 이름 붙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치킨집을 냈던 것처럼 최근에는 커피문화가 확산되면서 개인카페, 프랜차이즈 등 커피전문점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며 "최근 커피전문점들에서 나타나는 사업 다각화의 움직임은 이러한 경쟁 심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피가 생소했던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이제는 시장이 포화 상태기 때문에 단순히 양적 성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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