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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대우증권 인수, 不敗의 선후배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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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VS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펀드의 전설'과 인수戰의 'Why Not?' 정면충돌


[라이벌]대우증권 인수, 不敗의 선후배가 붙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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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이정민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증권업계에서 보기 드문 오너 경영자인 두 라이벌은 특유의 도전 정신과 뚝심으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 증권사 영업맨 출신인 박 회장은 맨손으로 미래에셋그룹을 일궈내 국내에서 '펀드 신화'를 만들어냈다. 오너 2세인 김 부회장은 원양어선을 타는 등 혹독한 경영수업 끝에 동원증권 사장에 올랐고 이후 한국투자증권을 인수, 현재 20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국금융지주를 탄생시켰다. 샐러리맨과 오너 2세, 창업과 인수합병(M&A) 등 두 사람이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달랐지만 둘 다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두 라이벌은 인연은 남다르다. 모두 전남 출신에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박 회장이 78학번으로 김 부회장보다 5년 선배다. 같은 회사에 몸담은 적도 있다. 박 회장이 동원증권 지점장으로 근무했을 때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은 동원증권 대리로 근무했다.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의 궤적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직급이 이사로 같아진 1997년이다. 당시 박 회장은 독립을 선언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후 베트남 펀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을 놓고 두 사람은 여러차례 부딪혔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이끌어 온 두 라이벌은 이제 새로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의 주인공이 누가 되든 인수 후 자기자본 7조원대의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국내는 물론 아시아 나아가 글로벌 대형 증권사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다.


◆승부사 박현주=박현주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승부사'로 통한다. 앞길이 탄탄대로인 증권사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하고 국내에 '펀드 신화'를 만들어낸 입지전적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참가하는 경쟁사 사장이 사석에서 "박현주라서 두렵다"는 말을 꺼낼 정도로 박 회장은 집념과 결단력, 추진력으로 똘똘 뭉친 승부사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박 회장은 전남 광주 출신으로 광주제일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부터 증권업계에 몸담았다.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한 후 1988년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박 회장은 입사 45일 만에 대리, 1년1개월 만에 과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증권사에 몸담은 지 4년6개월 만인 1991년에는 만 32세의 나이로 최연소 지점장에 오르고 약정액 전국 1위를 달성하며 이름을 떨쳤다.


증권업계 입문 11년 만인 1997년에는 임원까지 올랐다. 박 회장이 인생 최대의 승부수를 던진 것은 이때였다. 동원증권 스타 영업맨으로 이름을 떨치던 박 회장은 1997년 퇴사해 같은 해 미래에셋자산운용, 1999년 미래에셋증권을 차례로 설립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 회장은 1998년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1호'를 출시해 1년 만에 수익률 약 100%를 달성하며 원금을 두 배로 불리는 성과를 냈다. 국내에 펀드 문화를 정착시킨 주인공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2007년에는 인사이트 펀드를 출시해 두 달 만에 4조7000억원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해외 진출의 문도 끊임없이 두드렸다. 2003년 홍콩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2008년 첫 해외펀드인 시카브펀드를 출시한 후 현재 해외 설정 수탁고를 10조원 이상으로 불렸다. 펀드 해외 수출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이번에 반드시 대우증권을 인수해 국내 1위 증권사이자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자기자본은 7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해 글로벌 IB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이후 대우증권의 IB 역량을 활용해 IB, 연금, 자산관리시장을 확대하고 이후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각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상으로 미래에셋증권을 국내 1위로 키우고 글로벌 IB로 만들겠다는 게 박 회장의 밑그림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강점으로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무서울 정도로 집요한 집념과 추진력을 꼽는다. 농사를 짓는 부모밑에서 태어나 명문대, 증권사 스타 영업맨을 거쳐 맨손으로 창업 신화를 써낸 박 회장은 또 다른 신화를 준비 중이다.


◆뚝심의 경영자 김남구=업계 중위권에 불과했던 동원증권을 한국투자증권이라는 업계 정상권 회사로 성장시킨 김남구 부회장은 뚝심의 경영자다.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는 성격 덕분에 김 부회장은 지인 사이에서 별명이 '곰'으로 통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금융사다. 그룹 모태인 동원산업이 1968년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금융업에 진출했고 한신증권은 이후 동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5년 예전 한국투자증권을 M&A하며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김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Why not?(왜 안 되죠?)'이다. 김 부회장은 본인이 참치잡이 배에서 일하면서 몸소 터득한 끈기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야전사령관처럼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의 장남인 그는 1987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김 부회장은 "경영자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몸으로 깨달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참치잡이 배에 몸을 실었다.


아버지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 부회장은 망망대해의 원양어선에 올라 칼바람을 맞으며 참치를 잡고 갑판 청소를 하는 등 다른 노동자들과 똑같이 하루 16시간의 중노동을 했다. 6개월간의 이 같은 뼈저린 경험 이후에도 4년간 평직원으로 근무하며 조직생활을 배웠다.


1991년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금융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때도 임원이 아닌 평직원으로서 직접 고객들과 부딪혔다.


채권영업, 기획실 등 실전경험을 거친 후 1997년에서야 임원 자리에 올랐고 2000년 부사장, 2004년 사장으로 직함을 바꿨다. 그는 사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국투자증권이나 대한투자증권 중 한 곳을 인수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선 젊은 경영인의 호기로운 패기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보란 듯 2005년 한국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중소 증권사인 동원증권보다 훨씬 덩치가 컸다. 김 부회장은 인수 성공으로 오너가 자제로서 받게 되는 경영능력에 대한 의혹의 시선들을 깔끔히 씻어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현재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2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리는 금융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룹의 총자산만 해도 28조8000억원에 달한다.


김 부회장은 회사의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2020년까지 자기자본 20조원, 자기자본이익률 20%를 내는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꿈이다.


대우증권 인수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7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로서 명실상부 국내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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