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소위, 사보임 논란에 파행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위원 사ㆍ보임 꼼수' 논란으로 사흘 만에 결국 파행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매일 소위 참여 의원을 1명씩 교체해 사실상 정원보다 1명 많은 8명을 소위에 투입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력히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오전 소위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야당의 사보임은 불공정 게임"이라면서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야당은 예결위원 23명을 전부 투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역 대표성을 갖추기 위해 사보임 룰을 하기로 한 건데, 이를 빼면 지역을 단절시키는 것"이라며 "그쪽(새누리당)은 호남을 버린 것 같지만 우린 못한다"고 맞받았다.

예산소위 여야 간사간에도 긴장이 조성됐다.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이 "쪽지 예산도 모자라 쪽지 국회의원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보임 행위가 벌어지는데도 계속 회의를 진행하는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자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이 "대통령은 치사한 정치를 탓해야 한다. 배반정치 탓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다시 "여기서 왜 배반 치사 정치가 나오나"고 하자 안 의원은 "여당이 언론에 사보임하는 것으로 했으니까 우리는 그 방식대로 따라 간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안 의원이 김무성 대표 측근인 김 의원에게 "김무성 대표 메시지냐"고 따지자 김 의원이 "김무성 대표 끌어 들이지 마라"고 항의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김재경 예산소위 위원장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회의 시작 20분만인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정회하겠다"며 방망이를 두드렸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