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서비스 등 기혼자 지원 정책은 효과 검증 안돼"
"韓, 저출산 정책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설치해야"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혼자들에 대한 보육을 지원하는 것보다 청년층의 결혼 여건을 개선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혼과 만혼(晩婚)이 저출산의 근본이유라는 분석에서다.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3일 '한국과 일본의 저출산 현황과 대응 정책' 보건·복지 이슈&포커스에서 "한국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의 문제점은 출산·보육지원 등 기혼가정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지난 1983년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일반적으로 2.1) 이하로 감소했고, 합계출산율이 1.13인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1이며, 목표는 2020년 1.5다.
제1차 기본계획(2006~2010)에서는 결혼·출산·양육부담에 대한 지원을 우선순위에 뒀고, 제2차 기본계획(2011~2015)에서는 일·가정 양립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해 무상보육 등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1,2차 기본계획은 주로 보육 서비스의 확충 등에 치중한 기혼부부 중심의 지원"이라며 "정책의 효과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직 초저출산 국가(합계출산율 1.3 미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 젊은이들의 미혼·만혼화가 출산율 저하의 큰 이유라 인식하고, 제3차 기본계획(2016~2020)에서는 젊은이들이 결혼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을 우선하는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일본의 경우 10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관련 정책을 시행 중에 있으며, 저출산 대응 정책 책임자와 전담부처를 두고 있다.
유치원과 보육소를 통합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해짐에 따라 지난 4월부터 내각부에 '자녀·육아본부'를 설치했고, 지난 10월부터 출산율을 높여 1억 명의 인구를 유지하겠다는 의미의 '1억총활약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1억 총활약담당 장관이 내각부 특명 담당 장관(저출산 담당)과 자녀·육아 본부의 장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도 여러 부처에 걸쳐 시행되고 있는 정책을 총괄하고,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 설치가 필요하다"며 "국무조정실 산하에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출산 대응 정책 지출 비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은 투자 증대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일본보다 더 심각해 청년층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이고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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