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김환기(1913~1974년)의 작품이 이달 말 홍콩에서 열리는 경매에 나온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작품들이다. 이 중 여인과 항아리가 그려진 작품 '귀로', 전면 점화인 '16-II-70 #147'는 모두 시작가 18억원으로 고가에 출품된다. 지난달 1971년작 전면 점화가 47억2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최근 김환기 작품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K옥션은 오는 28일 중국 홍콩 르네상스하버뷰 호텔에서 한국 근현대 및 해외작품 예순세 점, 총 106억원 어치를 경매에 올린다. 김환기의 작품은 모두 여섯 점으로, '귀로'가 이번 경매의 최고가 작품으로 출품된다. 추정가는 18억~40억원이다. 이 작품에 담긴 여인과 항아리는 1950년대 초중반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다. 평면적 색면과 세련된 구성, 밝은 색조의 조형미가 돋보인다.
서울옥션도 29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경매를 개최한다. 이곳에서는 김환기의 작품 두 점이 출품된다. 이 중 전면 점화 '16-II-70 #147'은 150호 규모의 대작으로, 작가가 전면 점화를 완성한 1970년대에 그려진 작품이다. 경매 시작가는 18억원이다.
김환기는 1950년대 중반 3년간 파리에서 지낸 이후, 1960년대 초까지 서울에서 작업하면서 한국의 자연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았다. 1963년 말 뉴욕에 정착한 이후에는 점, 선, 면들로 구성되는 순수한 추상화를 그렸다. 이전의 두터운 질감에서 벗어나 엷고 투명한 번짐 효과를 내는 푸른 색 위주로 색채가 절제된 작품들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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