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파기환송심 내달 15일 선고
-이 회장 측 "남은 생 10년 남짓…깊이 반성"…이 회장 "사업보국 기회 달라"
-검찰 "'특경법 상 배임' 확실…대법논리 이상한 결론 도달"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하급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가 내달 15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10일 열었다.
이 회장 측은 법리적으로는 배임 혐의에 집중하는 한편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들어 선처를 촉구했다.
검찰은 파기환송된 배임죄 부분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이날 변호인은 이 회장 측에게 적용된 배임죄가 특경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 형법상의 배임죄가 적용돼 3년 이상의 가중처벌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앞서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일본 동경의 주식회사 팬재팬이 빌딩 매입을 위해 신한은행 동경지점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 CJ 계열사인 CJ 재팬에게 연대보증을 서게 해 이 회장은 50억엔 상당의 이득을 얻고, CJ재팬에게 같은 금액의 손실을 줬다며 특경법상의 배임죄로 기소했다.
이 회장 변호인 측은 "피고인들이 CJ재팬에게 손해를 끼칠 의사가 전혀 없었고 실제로도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세포탈·횡령·배임 중 대부분의 사안이 무죄로 판결돼 현재 쟁점이 되는 액수는 기소금액 대비 17%에 불과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3가지 쟁점은 무죄이거나 경미한 범죄로 판단 받은 점을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이 회장이 죄를 뉘우치고 있는 점, 건강상태가 안 좋은 점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 측은 "(이 회장이)지난해 신장 이식 수술을 했지만 거부 반응 증세를 나타내 면역 억제제를 과다 투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부작용으로 신장 기능이 손상되고 저 칼로리가 지속돼 체중이 52kg 남짓"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신장이식을 받은 50대의 평균 수명은 12년인데 이 회장은 제대로 관리를 못 받아 사실상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며 "다시 수감되는 것은 이재현 피고인의 건강에 치명적임을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 측은 "CJ 재팬 측이 아무런 관련 없는 회장 부동산 대출을 위해 담보를 제공하고 거액의 보증 채무까지 지는 손해를 졌다"며 이는 특경법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대법 판결에 대해 "대법원의 논리대로라면 회사 임직원이 회삿돈 1000억원을 담보로 대출 받아도 우연히 가격이 안 떨어져 원리금을 갚았다면 문제가 안 된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이 회장은 머리에 회색 모자를 쓰고 링거를 꽂은 채 등장했다. 이 회장은 살짝 찡그린 듯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눈을 감은 채 재판을 기다렸다.
이 회장은 최후 변론에서 "잘 회복하고 있다. 사업보국을 위해…CJ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 기회를 재판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법정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 4명이 대기했으며,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려들어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앞서 이 회장은 1600원 대의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9월 배임 혐의와 관련된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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